신학교 졸업 후 생명의말씀사에 입사하며 문서사역의 귀중한 경험
God with us, 스물네 번째 이야기
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사역자라고 가르친다. 목회자의 역할과 평신도의 역할이 다르지만 하나님 보시기엔 목회자나 평신도의 사역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각양의 은사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자신의 달란트를 발휘해 더 많은 달란트를 남겨나간다면 이보다 더 귀한 사역이 어디 있을까. 이에 본지는 목회자나 평신도 구별 없이 각자 삶의 현장에서 나름대로 특색 있게 사역을 전개하고 있는 건강한 크리스천들을 찾아 그 특화된 사역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어느덧 책과 함께한 인생 50여년, 오렌지카운티 생명의말씀사 대표 전인철 목사는 일흔을 넘은 나이에도 매일 아침 9시면 어김없이 서점으로 출근해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1972년 한국의 기독교 출판사인 생명의말씀사에 입사한 이래 올해로 48년째 책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전 목사의 기독교 서적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청년시절 신학교 졸업 후 우연히 생명의말씀사 서점을 처음 방문했던 전 목사는 서점이 서점답지 못했다고 회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신학교에서 4년 내내 도서관 사서로 일했던 그에게는 당시 생명의말씀사 서점의 모습이 눈에 차지 않았다.
전 목사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서점에서 일을 한다면 1년 안에 생명의말씀사를 서점다운 서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장담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유학의 길을 가겠노라고 한 것이 오늘날 그가 문서선교에 발을 들여 놓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한다.
“생명의말씀사는 1953년 미국 시카고 소재 초교파 선교단체인 TEAM선교회에서 당시에는 국제복음방송으로 불린 극동방송국과 생명의말씀사를 세워 전도지와 기독교 서적을 발행해 문서선교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63년에 서점을 개설하고 원서 중심으로 복음서적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제가 아는 생명의말씀사의 초창기 역사입니다.”
당시 전 목사는 한국 사람들이 빌리그래함 목사와 같이 국제 부흥사로 활동하지 못하는 이유가 영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신학교 친구와 함께 서로의 설교를 영어로 통역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 덕에 로버트 슐러 목사 집회와 세미나에서 동시통역을 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지만 그의 마음은 활자로 된 문서의 매력에 더 빠져 있었다.
“한번은 한국에서 근무 당시 70년대 아침 9시 서점을 오픈 하자마자 청주에 사는 한 자매가 전화를 걸어와 생명의말씀사에서 발행한 전도지 읽고 감동을 받았다며 ‘생명의 말씀사’라는 이름이 그렇게 은혜가 된다는 말과 함께 영문 어거스틴 고백록 2권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로 영어성경을 보내달라며 10만원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책값과 운송료를 포함해 2만 원 정도면 충분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면서 남는 금액으로 사우디에서 일하는 이북 노동자들에게 생명의말씀사 전도지를 전달해 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 문서사역이 얼마나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일인지 세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1987년 전 목사는 미국으로 오게 된다. “한인 교포들이 많이 사는 미국에서도 목회자들의 편이를 제공하는 것이 문서선교를 담당한 우리 생명의말씀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몇 차례에 걸친 그의 강력한 건의에 회사 대표와 선교부 대표는 출판 자체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승낙을 하게 된다.
그는 생명의말씀사 미주 지사장으로 발령을 받자마자 LA와 시카고, 워싱턴DC를 오가며 직영서점을 오픈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다. 그의 열심은 미주 한인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서적에 목말라하던 일반인들에게도 기독교 서적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 후 2000년에 들어서 LA 생명의말씀사와 지사장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전 목사는 오렌지카운티로 내려가 새롭게 출발을 한다.
오렌지카운티 생명의말씀사는 2세들을 위한 서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영어서적을 전체 15% 이상 갖췄으며, 서점의 한쪽을 테이블을 놓아 방문객들이 앉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도록 꾸몄다. 뿐만 아니라 기자가 서점을 방문해 있던 한 두시간 동안에도 전 목사를 만나 이런저런 신앙상담과 책 추천을 받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이로 미루어 서점은 지역주민들의 친근한 사랑방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그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보람된 일이 많다고 한다. 교회에 필요한 자료나 심방하는 성도들의 영적 상태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또 와서 요청할 때 보람되고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서점은 단순히 책이나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실의에 빠져있거나 우울한 마음으로 서점을 찾은 사람들에게 책 한 권을 추천하는 것은 딱 맞는 선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더군다나 교민들이 각박한 이민생활에서 신앙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큰 축복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힘든 일은 있다. ‘정가’라는 책의 가격이 있는데 막무가내 식으로 할인해 달라는 이들을 대할 때가 그렇다고 한다.
“기독교인들은 누구나 사업을 할 때 가장 적정한 가격을 책정해, 하나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고 자랑할 만한 자세로 일한다는 것을 믿지 않고 불평할 때 마음이 아픕니다. 또한 어떤 분들은 직분과 상관없이 특히 교회와 목회자가 문제가 생겨 이임하거나 옮겨 간 후 외상으로 가져간 액수를 서로 미루어 해결 안 되는 경우 마음 아프기 그지없습니다.”
전 목사는 기독교 언론과도 친분이 두텁다. 세계한인기독언론협회가 주관하는 신앙도서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이 올해로 5회째를 맞기까지 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그는 한 때 언론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양성과정도 밟았다. 하지만 출판과 서적 사역도 언론의 일부라는 생각에 언론사들과 협력하는 것에 만족하며, 한 목소리를 내는 일에는 발 벗고 나선다. 지금도 그의 문서사역에 대한 긍지와 정체성은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 언론인들과의 매월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공고히 다지고 있다.
서점맨으로 문서선교 사역자로 평생을 살아온 그의 인생, 하나님은 그에게 단 한순간도 인생을 허비할 시간을 주시지 않은 듯하다. 교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사업장에서나 누구를 대하든 무슨 일을 하든 주께 하듯 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그의 걸어온 길을 듣고 있자니 마치 한 우물을 판 장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주께 맡기라 하신 말씀대로 어렵고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다 주께 맡기고 나는 다 잊어버리고, 현재를 하나님과 말씀 따라 사는 것을 평생 이어가야겠죠. 무엇을 하든지 누가 보든 안보든 하나님은 나를 보고 계시니라는 굳은 믿음으로 동행하는 삶을 살리라 오늘도 다짐합니다.”
오렌지 생명의말씀사 (714)53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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