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목회자만이 가지는 갈등과 고민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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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20 [00: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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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같은 교단을 섬기는 존경하는 두 분의 목사님으로부터 전화 부탁을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전화를 자주 않는 분들이셨습니다. 내용은 한국에서 유명한 신학자시며 신학대학 총장을 역임하신 목사님이 Los Angeles를 짧게 방문하시는데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 모시고 은혜를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금번에 이곳을 방문하신 목사님은 필자도 크게 존경하는 어르신이십니다. 예전에는 그 분이 이곳을 방문하시면 서로 모셔가려고 해서 작은 교회는 모실 생각도 하지 못하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번에 오셨을 때는 모셔가는 교회가 없어서 저희 교회에 모시라는 요청을 받은 것입니다. 

 

한 두 주일 전에 연락을 받았다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련만 주일을 앞두고 받은 부탁이기에 응할 수 없었습니다. 설교 부탁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그런 부탁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쉽게 허락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정해 놓은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두세 번 정도는 외부 강사를 허락하되 그것도 매 달은 안 되고 서너 달에 한 번 정도 모시는 것을 원칙으로 해 왔습니다. 교회를 섬기다 보면 때로는 설교하기가 힘이 들어서 한두 주일 쉬고 싶은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쉴 수가 없는 것은 마음대로 강단을 비울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 때는 주변의 이름난 목사님들이 매 여름이면 정기적으로 휴가를 다녀오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 한 적도 있었습니다. 안식년을 다녀오신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와는 너무 먼 다른 세계의 목회자로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39년 동안 교회를 섬겨오면서 한 번도 휴가를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이름난 부흥사나 소문난 강사님을 교회에 모시지도 못했습니다. 교회 설립 10주년 때 친구 목사님의 장인이신 서울의 성일교회 고 배순조 목사님이 이곳을 방문하셨을 때 처음으로 3일 동안 집회를 했을 뿐입니다. 그것도 우리 교회가 원해서 계획을 하고 집회 강사로 모신 것이 아닙니다.

 

친구 목사의 요청으로 급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위 목사의 집 방문차 오신 목사님을 친구 목사의 권유로 모시고 처음으로 집회를 통하여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그 때 강사로 모셨던 고 배순조 목사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이 목사 혼자 다 해먹네!” 물론 웃자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부흥회가 좋은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욕심이 많아서 혼자 해 먹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혼자 먹기에도 부족하기에 다른 이에게 나누어 줄 것이 없어서 그리한 것입니다. 고 배 순조 목사님이 필자에게 하신 말씀은 교회를 부흥시키려면 좋은 강사를 모시고 정기적으로 부흥회를 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실행하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작은 교회가 부흥회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강사비에 대한 부담과 집회 비용 때문입니다. 부흥회를 하려면 신문광고비와 강사 접대비 강사료, 비행기표 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담이 되었습니다. 물론 교회가 재정적으로 집회를 감당할 능력이 충분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니 멀고도 험한 길, 나의 힘으로는 갈 수 없는 그 길을 주님이 동행해 주셨음을 고백 드리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흔한 집회 없이 교회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라고 말했던 친구 목사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음악을 담당하는 목사님도 교회 안에 계시고, 행정을 돕는 목사님도 계시어 한 팀을 이루며 교회를 섬기기에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힘이 되기도 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부족한 종을 지금도 이끌어 주시어 말씀을 전할 강단을 주시고 쓰임 받게 해 주셨습니다.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그 은혜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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