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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성경읽기(15)-가나안 땅도 신들의 땅 이집트 못지 않은 땅이란다
가나안 정탐꾼들은 왜 포도·석류·무화과를 가져왔을까?
김동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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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2 [03:4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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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저마다 고유한 맛과 향이 있습니다. 또한 과일에는 저마다의 지난 추억도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때때로 과일은 단순히 과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성경 속 과일들 가운데 사회적 의미가 담겨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나안 정탐꾼들이 가져온 포도, 석류, 무화과입니다. 이들 세 가지 열매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었을까요?

▲     © 김동문 선교사

성경 속으로
 
출애굽 한 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때는 포도가 처음 익을 무렵”(민 13:20)으로 양력 7월경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열두 명을 선발하여 가나안 정탐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40일간 이어진 정탐 활동은, 오늘날의 이스라엘 남방 지역은 물론 팔레스타인 지역과 요르단과 시리아 접경 지역, ‘하맛 어귀 르홉’즉 저 멀리 레바논 북부 바알벡 가까운 지역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었습니다. ‘하맛 어귀 르홉’까지는 왕복 1천 킬로미터나 될 정도였습니다. 정탐 활동은 개별적으로 지역을 나눠서 했는지, 함께 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어느 덧 40일의 정탐 활동 기간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정탐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가나안 정탐을 마치고 돌아온 정탐꾼들은 포도와 석류와 무화과를 가져왔습니다. 정탐꾼들은 왜 이 세 가지 과일(만)을 가져왔을까요? 
 
다음 성경 본문에서 정탐꾼의 임무에 과실을 가져오는 것이 포함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땅이 어떠한지 탐지하여라. 그 땅에 사는 백성이 강한지 약한지, 적은지 많은지를 살펴보아라. 그리고 그들이 사는 그 땅이 좋은지 나쁜지, 그들이 사는 마을들은 장막촌인지 요새화된 성읍인지, 토지는 어떠한지, 기름진지 메마른지, 거기에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아라. 담대하게 행동하여라. 
 
“...토지가 비옥한지 메마른지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탐지하라. 담대하라. 또 그 땅의 실과를 가져오라.“ 하니 그 때는 포도가 처음 익을 즈음이었더라. (민 13:20)

▲     ©김동문 선교사
 
이 세 과일은 가나안 땅의 비옥함을 보여주기 위한 증거물(전리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포도, 석류, 무화과 이 세 가지만 챙겨왔던 것일까요? 가나안 땅의 소산물 중 이보다 더 맛있는 과일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파라오의 진상품으로 명성을 떨치던 감복숭아(아몬드 열매)나 유향나무 열매(피스타치오)도 귀한 특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 다른 세 종류의 과일들만 챙겨왔습니다. 
 
“또 에스골 골짜기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송이가 달린 가지를 베어 둘이 막대기에 꿰어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따니라.” (민 13:23)
 
왜 그랬을까요? 물론 이 세 과일이 정탐한 땅이 얼마나 비옥한지를 보여줄 수 있는 증거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도나 석류 같은 나무 열매가 꼭 그 땅이 기름진 비옥한 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척박하고 메마른 땅에서 더 좋은 품질의 포도가 나온다는 것은 고려할 때 그렇습니다. 또 왜 포도 한 송이를 둘이서 메고온 것일까요? 너무 큰 포도송이라서 포도 한 알도 너무 커서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할 정도였기 때문일까요? 
 
포도 한 송이 달린 가지를 베어 막대기에 꿰어 메고 온 데는 다른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잎과 가지와 열매(포도송이)를 모두 가져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포도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유대 산지 헤브론의 에스골 골짜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주둔지 신 광야 가데스 바네아까지는 일주일 이 넘게 걸리는 장거리 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막대기에 포도송이 달린 가지를 메고 오는 일은 혼자보다는 둘이서가 훨씬 수월했을 것입니다.

▲     © 김동문 선교사

다시 묵상하기
 
정탐꾼들이 이 세 가지 열매를 가져온 이유를 몇 가지 단서를 갖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어찌하여 당신들은 우리를 이집트에서 끌어내어, 이 고약한 곳으로 데리고 왔소? 여기는 씨를 뿌릴 곳도 못 되오. 무화과도 포도도 석류도 없고, 마실 물도 없소”(민 20:5). 
 
이스라엘 자손이 모세 앞에 늘어놓은 이 불평불만에 눈길을 던져봅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애굽(땅)의 의미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무화과, 포도, 석류 세 종류의 과일이 등장합니다. 백성들이 내뱉는 불평을 다시 읽어봅니다. 이집트에는 파종할 곳도 있고, 무화과도 포도도 석류도 있고, 마실 물도 많았다는 뜻입니다. 이런 불평을 늘어놓은 적도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생선을 공짜로 먹던 것이 기억에 생생한데, 그밖에도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눈에 선한데”(민 11:5).
 
이집트의 경제 형편이나 환경은 인근 어느 나라에 비하여 최고였습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이집트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다시 돌아가고픈 땅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왕실과 귀족들의 귀한 음식이었던 포도, 석류, 무화과도 있었습니다. 포도는 때로는 즙에 가까운 포도주로 때로는 건포도로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이집트 신들에게 바치는 제물로 최고였던 것입니다. 이 세 가지 과일은 존귀함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 세 가지 과일을 보여주면서 이런 마음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집트는 좋은 땅이다. 그렇지만, 가나안 땅도 이집트 못지않은 땅이다. 봐라, 이집트에 있었던 그 좋은 과실들이 이곳에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기대감을 가져보지 않겠는가?” 읍소하면서라도 백성들의 마음을 사야만 했던 하나님의 애절함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 필자 김동문 선교사는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사역했으며 <오감으로 성경읽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미주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이슬람 선교전략과 성경의 땅에 대해 폭넓게 조명하는 세미나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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