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 목회자가 4500 여명이라고 한다. 그중 1/3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고, 1/3은 무임 목회자이고, 나머지 1/3은 이중직업을 가지고 살아야만 한다고 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택시운전으로 생활을 유지한다는 소식에 아연할 수밖에 없다. LA에서 자주 만나는 한인들의 흔한 직업 중 하나가 목사라는 얘기도 들린다. 한인교회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목사이면서 동시에 건물관리인, 페인팅 기술자, 목수, 택시기사, 운전학교 강사 등 목회와 여러 직업을 겸직할 수밖에없는 현실을 빗댄 말로 들린다.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무임목회자들 역시 수년간 학부, 대학원, 심지어 유학의 고단한 학업과정을 거치며 젊음을 태운 유능한 인재들이 대부분일 거라는 생각 앞에선 가슴이 답답해 온다. 무임 목회자 문제는 구조적인 경제사정으로 인한 실업율의 경제 논리로 풀어갈 문제는 아닌 듯 싶다. 지금의 교회는 성장둔화, 교인감소, 세대간의 문화와 언어차이로 인한 단절이라는 고충을 안고 있다. 여기에 전문 교역자의 부족으로 교회교육과 행정의 난맥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한쪽에서는 훈련된 목회자가 사역지를 찾지 못해 애쓰고, 정작 교회는 교역자가 없어 애를 태우는 형국이다. 물론 교회가 이들의 생활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교단차원의 지원 기금이라도 만들어 장기적인 교회교육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이라도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신년이 되어 지역 교회협의회와 목사회에 새로운 지도자가 나서면서 무임 목회자들에 대한 배려차원 논의와 공약이 나오고 있다. 공허한 공언보다는 작은 시도라도 실천으로 옮겨 말로 행동하지 않고, 행동으로 말하는 그런 지도자들이 이 갑신년 말미에 신문지면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신년에 꿈을 꾸며“목회자 수급문제 조절을 위해 교단간의 협의체가 구성되었다““당분간 신학교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다”“새로운 신학교 설립을 막는다”“무임 목회자 가족을 위한 지원재단이 발족했다”“전년대비 무임 목회자 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개신교가 한 교회당 교인수를 200명 미만으로 제한하는 교회 분립제도를 도입했다”는 등의 소식을 기대하는 것이 치기 어린 바램인지도 모르겠다. 전종천 기자(jcc@christiantoday.net)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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