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동안 섬기던 목회 현장을 떠난 지 9개월이 되었습니다. 은퇴하기 전에는 거의 매일 교회에 나갔습니다. 하루도 교회에 가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나선 교회를 향하는 발걸음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가서도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은퇴하기 전에는 교회에 가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밤에 잠이 깨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집에서 교회까지 20마일 거리를 새벽 1시, 2시, 3시에도 가곤 했습니다. 집에 갔다가도 다시 교회에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은퇴한 지 9개월이 지나면서 매일 가던 교회를 일주일에 한두 번 가고 있습니다.
깊은 밤에 교회에 홀로 긴 시간 머무는 것을 아시는 어느 권사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홀로 밤에 교회에 계시면 무섭지 않으신가요? 저 같으면 기도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때 제가 한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그러면 밤에 기도하러 나오지 못하겠지요, 하지만 교회는 아버지 집이기에 평안함이 있습니다.
은퇴 후 변화된 삶의 가장 큰 것은 이제껏 누리지 못했던 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의 삶에서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잃어버린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건강은 돈을 주고 살 수 없고, 남에게 빌려올 수도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만이 지킬 수 있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행복하던 삶이 순식간에 피곤하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질병으로 위기의 순간을 맞이한 적도 있었으며, 큰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람마다 건강하길 원하지만, 원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이 들고 하기 싫어도 반복해서 운동을 해야만 합니다. 그랬더니 수십 년 동안 괴롭혔던 여러 질병에서 놓임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필자의 담당 의사도 기뻐하실 정도로 놀랍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평생 지니고 가야할 병으로 알았던 당수치가 10.7에서 6.7 이하로 내려간 것입니다.
월요일 저녁 7시 반부터 밤 10시까지는 족구 클럽에 가입해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가까운 산에서 오래된 친구 목사님들과 등산합니다. 그리고 매일 실내 수영장에서 한 시간씩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잃었던 몸의 균형이 회복되면서 몸매도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은퇴하기 전에는 오늘의 이런 삶이 나에게 있을 것을 기대하지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은혜를 허락하시어 오늘도 함께하시는 주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시작하게 하심을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이상기 목사(평강교회원로, CA)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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