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 챗봇의 영역이 교회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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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오픈 AI가 선보인 챗GPT라는 언어 모델은 출시와 함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이 모델은 2년 전 언어 모델인 GPT-3의 개선품 성격이 컸지만, 지난 3월 GPT-4까지 이어지는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인공지능 언어 모델이 만드는 무한 가능성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예를 들어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그림을 그려주거나, 간단한 코딩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기초가 되는 지식 등의 정보를 수초 안에 만들어 주는 기술에 사람들은 감탄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이 분야 활용에 가장 큰 관심을 둔 것은 종교계였고 그중에서 개신교 일부는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목회자 또는 설교 작성을 챗GPT가 대체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챗GPT를 사용해 본 결과 설교 수준의 문장 구성이나 표현 등에 있어서는 아직 다분히 기계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게다가 챗GPT의 경우 현재 챗GPT 플러스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활용 폭에서도 다소 제한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 한국어에 최적화된 챗봇으로 알려진 구글 바드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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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최근 등장한 구글 바드는 강력한 구글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더욱 섬세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초기 바드는 일본어와 한국어에 특화된 장점을 공개했지만, 최근 구글은 40여 개 언어 180개국에 맞는 바드를 출시한 것을 언급했다. 바드는 한국어 표현이 조금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덕분에 한국어를 통해 인공지능 언어모델이 필요한 경우 바드의 활용성은 더욱더 눈길을 끈다. 쉽게 구글창에 한글로 ‘바드’를 치면 처음 시작하는 경우 몇 가지 사항에 동의하면 곧바로 바드를 이용할 수 있다.
바드는 현재 실험 버전으로 실행창도 생각보다 단순하다. 처음 이용하는 경우를 대비해 바드를 활용할 수 있는 예시도 제공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바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교회에서 바드 사용은 어떤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챗봇 등장 이후 목회자의 큰 관심은 설교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모아졌다. 물론 이 뜻은 당장 목회자가 강대상에서 전하는 그 말씀 자체를 대신한다는 것보다 원고 준비나 시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으로 보면 바드는 도움이 가능해 보인다.
▲ 로마서 1장으로 설교 준비를 구글 바드에 부탁한 결과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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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바드에 ‘로마서 1장으로 설교 준비를 부탁해’라고 쳐보니, 설교 제목, 본문, 요점, 내용, 결론까지 한 눈에 보기 쉽도록 요약한다. 여기에 더해 로마서 1장의 배경을 물으니 상당히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물론 바드가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설교를 만드는지에 관한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목회 중인 A 목사는 “챗GPT와 달리 구글 바드로 설교문 초안을 부탁해 봤다. 어설픈 문장과 표현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짜임새 있고 글의 체계가 눈길을 끈다. 이것을 전부 설교로 쓸 수는 없겠지만 살을 덧대고 조금 다듬으면 설교 원고 준비에 도움은 될 것 같다. 하지만 성실과 진심의 준비 과정이 아닌 쉽게 얻는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것이 과연 성경적일지 스스로 묻게 된다.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목회자들에게 반가운 시험(?)이 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교회 사무처 전단, 행사 등 문구 작성에는 도움 커
▲ 교회 행사용 포스터 문구 등에 활용 가능성은 커 보인다.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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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분야에서 사실 인공지능 언어모델 활용은 찬반이 거세다. 이용 자체에 강한 반감을 품은 목소리가 있지만, 필요하다면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그래서 선뜻 이에 관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부담을 갖는 목회자가 많아 보인다. 하지만 설교 외 활용 분야에 관해선 대체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설교 외 분야에서 교회가 인공지능 챗봇을 이용하기에 좋은 사례는 교회 행사를 위한 전단 등에 들어가는 문구, 홍보물, 댓글을 위한 예시 등을 찾을 때 도움이 된다. 실제 바드에 ‘교회 홍보물 만드는 법’을 쳐보면 제작 순서에 관한 상당히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 기분 상하지 않게 댓글 다는 법’을 물으니 이에 대응하는 법도 알려준다.
반나절 바드를 직접 활용하면서 느낀 점은 교회 사무처나 홍보실에서 이를 활용하면 생각보다 수고를 덜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특별히 앞서 언급했듯 한글에 최적화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표현과 문법 등이 어색하지 않고 생각보다 자연스럽다. 하지만 활용이나 자료 모음에는 좋겠지만 최종 결정이나 수정은 아직은 인간이 손을 대야 하는 부분이 많다. 더 발전되는 인공지능 챗봇은 그런 마지막 수고도 덜 수 있게 된다고도 하니, 호기심이 더욱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