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2023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보면 무종교인을 대상으로 ‘친근감’ 부문에서 기독교는 불교 20.4%, 가톨릭 16.6%에 비교해 4.2%로 현저하게 낮은 수치를 드러냈다. 이것을 콕 짚어 제자훈련의 문제로는 보기 힘들지만 적어도 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을 못될지라도 친근감마저 주지 못하고 있다면, 훈련을 통해 예수 제자를 길러내겠다는 지금까지의 방법이 변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제자훈련으로 대표되는 일부 한국 대형교회들의 내분과 부정을 보면서, 사람들은 ‘예수 제자를 길러냈다는 교회’, ‘훈련을 통해 예수 제자가 됐다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여긴다. 신뢰도 추락은 결국 참된 예수 제자가 교회에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 특히 교회들이 제자훈련을 통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많은 노력과 시간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여 목사는 한국 교회가 수많은 훈련과 양육을 통해서도 열매 맺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며 “그동안 훈련과 양육을 머리 지식으로만 해 오지 않았나? 그래서 첫 단추가 잘 못 껴진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언급한다. 이어 “나무토막 하나로 옆 나무토막에 불을 못 붙인다. 불을 붙이려면 스스로 불이 붙어야 한다. 군인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참군인이 되지만 예수 제자는 다르다. 예수 제자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고 훈련 콘텐츠에는 반드시 예수 복음과 성령이 임해야 변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제자훈련의 방법에는 예수 복음과 성령이 부족했던 것일까?
제자 훈련은 결코 사람이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그의 말을 들여다보면, 교회의 프로그램이 너무 지식과 암기 그리고 이름을 앞세운 지도자와 유명한 교재에 의존해 온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일부 교회에서 제자훈련과 관련 속성반이나 특정 기간을 정하고 그 안에 훈련이 끝나는, 마치 입시 학원과 같은 프로그램을 심심찮게 접하는 현실을 보면 사람이 사람을 바꾸려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여승훈 목사는 “잘 못 끼워진 첫 단추를 새로 끼우려면 영혼을 구원하는 훈련과 관련해서 참된 양육의 길을 걸어온 이들의 멘토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이 정말 아쉽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제자 훈련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개념이 아니다. 이것은 대사명이다. 특히 시대 변화의 속도가 이렇게 빠른 이때. 교회가 세상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회는 세상과 반대로 옛 복음과 진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 즉 예수 제자를 알고, 청교도를 알고, 개혁자들을 알 때 교회는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훈련과 양육의 방향성을 한 번 더 강조한다.
사실 누구의 방법이 옳고 어떻게 하는 제자 훈련이 바람직하다는 정답은 없다. 여기에서도 특정 방법론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기독교의 신뢰가 추락하고, 친근감이 낮아진다는 것은 분명 참된 예수 제자를 교회에서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수많은 이름으로 진행되어 온 제자 훈련을 한 번 더 돌아볼 때가 됐고, 어디에서부터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졌는지 교회가 한번은 숨을 고르고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지금이라도 제자 훈련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본질, 지금까지 해온 방법으로 열매를 맺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되돌아봄이 필요하다. 과거의 방법의 단점을 극복해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양육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20년 넘게 훈련과 양육에 중점을 둔 사역을 펼치는 여승훈 목사는 TEE라는 양육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와 성령이라는 것을 훈련에 임하는 이들과 진행하는 모두가 한 번 더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열매 맺는 훈련과 양육을 통해 참된 예수 제자가 임하는 교회가 되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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