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8일자 중앙일보에 이민 교회에 큰 섬김의 자취를 남기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신 고 박희민 목사님의 장례식에 대한 부고가 실렸습니다. 이상한 것은 고인의 장례식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이름으로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침 일찍 배달되는 신문을 읽다가 이거는 아닌데 하는 생각에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신문에는 고인이 섬기셨던 해외 한인장로회 총회가 주관하는 고 박희민 목사 총회장 광고가 5단으로 실렸고 다른 하나는 같은 신문 다음 페이지에 고인이 2대 담임으로 19년 동안 섬기셨던 나성영락교회가 신문지 한 페이지 전체에 고 박희민 목사 장례식을 나성영락교회장으로 한다는 부고였습니다.
교회가 주관하는 교회장은 5월 11일 오전 11시에 나성영락교회서 드리며, 총회가 주관하는 장례예배는 5월 12일 정오 12시에 가주장의사에서 드리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교회와 총회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장례예배를 갖기에 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장례위원들과 예배를 맡은 자들이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가시는 고인과 작별의 인사를 드리는 장례를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일반 조문객만이 아니라 유가족과 평소 고인을 존경하던 많은 분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3년 4월 26일 86세로 고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이 빠르게 전달되었습니다.
기사 중 가장 빠르게 만난 것은 크리스천 위클리였습니다. 소천하신 지 서너 시간 만에 인터넷 신문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천 위클리 기사 중 송정명 목사님이 쓰신 추모의 글 중에 고인은 임종이 가까운 것을 아시고 가족들에게 장례식을 화합 차원에서 교회와 총회가 하나 되어 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했습니다.
유가족 대표가 고인의 이 같은 간절한 마지막 바람을 전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고인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장소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장례식을 치르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을 떠나시면서까지 자신이 섬기셨던 나성영락교회가 교단과 화합을 이루는 모습을 보기 원하셨습니다.
나성영락교회는 이민 교회의 대표적인 교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회가 소속한 해외한인장로회 총회 역시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교단 중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이 교회와 교단을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큰 교회요 큰 교단이기에 큰 다툼이 없이 세상 법정에 의지 아니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와 교단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잠시 정쟁을 멈추고 고인이 생전에 그토록 사랑하시고 자랑으로 섬기셨던 교회와 교단이 잠시라도 하나 되어 가시는 마지막 길을 감사하면서 가실 수 있게 해 드릴 수는 없을까요? 그런 모습을 진심으로 보고 싶습니다.
이상기 목사(평강교회 원로, CA)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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