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온 102년된 성경. 역사 잊지 못하게 하는 교훈 담겨1921년 일제강점기에 발간.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것, 이재권 장로 도미 당시 함께 가져와
미주 한인교회 역사도 120년에 가까운 무게를 지닌다. 역사가 긴 이유로 희귀한 기독교 소장품을 지닌 이도 많다. 이재권 회장(미주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은 지난 1921년 발간된 성경을 소장하고 있다. 미주 한인교회의 역사만큼이나 긴 사연을 지닌 이 성경은 어떤 모습이며,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고먼(Gorman)에 자리한 피라미드 RV 리조트에서 이재권 회장을 직접 만나 100년 전 타임캡슐 속 성경을 만나본다.
102년된 역사, 어떤 성경인가?
“성경을 펼치면 ‘신약전서(新約全書)’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구주강생일천구백이십일년’이라고 발간 시기가 나와 있다. 이는 1921년 성경이 발간된 때를 말한다. 지금이 2023년이니까, 성경이 나온 지 102년이 된다. 발행은 ‘조선 경성 대영성서공회발간’이라고 쓰여 있는 대로 당시 대영성서공회가 성경을 한글로 번역해 발행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이 성경을 가지게 됐나?
“원래 아버지가 가지고 계신 성경이었다. 그러다 대학 들어갈 때, 1965년일 것이다. 아버지에게 달라고 했다. 1921년 당시 아버지도 어린 나이였으니, 아마 조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 성경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다. 지난 1973년 미국으로 올 때도 가장 먼저 이 성경을 챙겨왔다. 이후 나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이 성경은 언제나 큰 힘이 됐다.”
이토록 귀한 성경.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나?
“그렇다. 항상 가장 아끼는 비단으로 이를 감싸고 행여나 훼손될까 조심스레 다루고 있다. 주변에서 이 성경을 박물관에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항상 지니고 있을 것이다. 내 나이가 올해 87세다. 90을 바라보는 시기에 만약 내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다면, 이 성경은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많은 이가 이 성경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 성경 외 가지고 있는 소장품이 있다면?
“지난 1963년도에 결혼을 했다. 당시에 황성수 국회부의장으로부터 결혼 선물로 받은 신구약합본 성경이 있다. 그리고 1984년 발간된 톰슨 주석 성경도 서재에 잘 보관 중이다. 특별히 이 성경은 자주 접하다 보니 훼손 상태가 심해 성경 전문 리폼 서비스를 받기도 했다.”
끝으로 이런 고 성경이 주는 의미가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우리가 항상 잊지 말아야 한 것이다. 바로 역사를 잊은 민족과 국민은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기독교 역사가 이제 120년이 넘는다. 이 성경이 100년 전 성경이니, 이 자체가 미래 세대를 위한 귀한 교훈이 되지 않겠나? 그 어려운 시절, 기독교를 믿기 힘든 일제강점기에서도 우리 민족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섬겼다는 것이 증거가 바로, 이 성경이다. 이런 역사를 잘 보관하고 정리하고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생각해 본다.”
이재권 회장(87)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근무 경력을 지니고 있다. 1973년 도미 후 미주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동양선교교회에서 장로 직분으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쳤다. 캘리포니아주 고먼(GORMAN)에 자리한 피라미드 레이크 RV 리조트를 운영 중이며 미주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최근엔 재외 동포청 개설 관련해서도 왕성환 활동을 펼치는 중 미주 한인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본 내용은 CTN 미디어를 통해서 영상 기사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진행: 송금관 목사(평강교회) 협조: 피라미드 레이크 RV 리조트. https://www.larvpark.com/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