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리더십 세대 바꾸는 것. 본질 알고, 복음의 바통 터치 이뤄야여승훈 목사, 은퇴 앞둔 목회자는 주님의 대사명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길
최근 미주 한인교회의 진지한 이슈 중 하나는 분명 세대교체일 것이다. 특히 이민 1세 목회자의 은퇴 시기가 맞물린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성도의 세대교체 또한 목회자의 세대교체를 부르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이룬 한인교회 중 심한 내홍을 겪는 경우도 많은 데다 화합보다는 분란, 심지어 청빙 목회자가 쫓겨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세대교체와 관련 미주 한인교회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목회자 리더십, 세대교체와 관련 칼럼 등을 통해 의견을 피력하는 여승훈 목사(남가주보배로운교회)를 통해 미주 한인교회에 필요한 세대교체의 핵심을 짚어본다.
목회자의 은퇴 고려는 시기 때문인가 아니면 더 강조될 다른 측면이 있는가?
“리더십 교체가 필요한 현실적 이유로 나이로 인한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60세 중반이 넘은 목회자의 교회에는 젊은 세대가 동화되기 쉽지 않다. 교회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선 현실적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또 하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주님의 대사명(大使命)인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명령을 따르기에 가장 좋은 때가 바로 은퇴 시기다. 지인 목회자는 지난해 은퇴 후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려 나섰다. 생각해보라, 은퇴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혈기 왕성한 열정만 가지고 뛰어든 젊은 목회자보다 여러 방면에서 수월하다. 다년간 목회 경험은 어떻게 교회를 세울 것인지에 관한 노하우를 통해 더욱더 건강한 새 교회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시기에 따른 세대를 잇게 하는 일, 그리고 주님의 대사명을 끝까지 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라는 점을 은퇴 목회자는 고려해야 한다.”
흔히 세대교체라 하면 젊은 목회자 청빙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나이는 젊지만, 생각과 행동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세대교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무게를 둬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사실 세대교체라는 말이 조금 부담스럽다. 이유는 적합하지 않게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 앞에 서야 한다. 이 질문에 관해 아마 많은 교회가 두루뭉술한 외침을 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 지금 세대교체는 표면만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두는 듯 여겨진다. 표면이 아닌 내용을 바꿔야 한다. 이것은 ‘복음 이어달리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복음의 바통터치’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세대교체의 의미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젊은 목회자로 바꾸면 교인들이 온다? 상당히 비즈니스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복음을 더욱 역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다음 주자가 누구인지를 찾는 것이 진정한 복음의 바통터치라 본다.”
아무래도 이민 교회에는 1세, 2세, 3세와 같은 시간 이민 순서에 따른 세대 표현이 붙는다. 이런 측면에서 미주 한인교회가 계속 이어지려면 어떤 세대의 숫자가 필요하다고 보나?
“30년 전 이민 교회 유치부에서 청년부 부교역자까지 맡았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 교육부 2세 목회자는 이런 주장을 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한인 교회에서 같은 말을 외친다. 즉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진리이고, 성경에는 답이 있다. 또한, 길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 성도라 할지라도 학문이라는 겉멋에 취해 진리를 진리로 보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난 이런 세대와 관련된 것은 진리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본질은 곧 예수 복음이다. 골로새 교회가 영적 교란에 빠졌을 때, 성경은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말한다. 그것은 ‘머리를 붙들지 아니하는지라’이다. 새로운 목회자를 청빙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 청빙 위원들은 머리를 붙들 수 있는 자인지, 복음에 확고하고 잡혀 있는지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다음이 회중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목회자의 세대를 고려한다면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주 한인교회 일부는 세대교체 후 내홍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태를 볼 때 안타까운 부분은 무엇인가?
“앞선 세대 목회자 중 그리스도의 통제를 온전히 받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예수는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말씀하셨다. 교회에 소유격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수뿐이다. 하지만 앞선 세대 일부 목회자는 교회가 자기 것이라 여기며 예수의 통제를 받지 않는 오점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내홍은 피할 수 없다. 그 다음으로 청빙을 통해 세워진 새로운 리더십이 갖춰야 할 자세가 있다. 대체로 세대를 이어 새로 부임한 목회자는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크다. 부임하고 1~2년 정도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아닌 전임 목회자의 사역을 존중하고 이어받아 그 과정 속 교회를 위해 스스로 헌신하는 모습과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런 모습은 회중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에 관한 신뢰를 쌓게 한다. 세대교체 과정에 선 미주 한인교회가 이런 부분들이 깊게 고민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끝으로 세대교체를 생각하는 미주 한인교회 또는 은퇴를 앞둔 목회자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교회의 리더십이 바뀌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반드시 깊게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복음의 바통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은퇴를 앞둔 목회자는 이 바통을 어떻게 넘겨줄 것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를 성도에게 온전히 선포하는 것으로 은퇴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리 교회는 아름답고, 복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뤘다’라는 것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하나님을 위한 은퇴 준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미주 한인교회는 저마다 목표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성장이다. 성장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오면 성장도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너무 크다. 이 때문에 성장이 이뤄지지 못하면 새로운 목회자는 압력을 받는다. 그런 부분이 아닌 본질을 살펴보자. 이 담임 목사가 왜 왔는가? 왜 이 자리에 있는가? 본질적 질문을 하자. 목회자 본인도 인식, 회중도 그런 부분을 인식해야 한다. 본질은 예수의 대사명이다.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려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더욱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세대교체는 결국 복음의 바통터치. 본질이 무엇인지 보는 혜안. 머리를 붙들고자 하는 것이 최고의 기준이 된다면 미주 한인교회의 새로운 리더십 전환은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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