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비, 옛 광산촌에 예술가들이 열정과 혼을 덧입힌 곳

아리조나주 비즈비(Bislee)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2/08/17 [06:00]

 

▲ 옛 광산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자리잡은 비즈비.  © 크리스찬투데이

 

▲ 빅토리안 풍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는 비즈비. 사진=Discoverbisbee.com



미국에는 인구가 1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마을인데도 유난히 시선을 끄는 곳들이 많다. 캘리포니아주 소살리토나 오하이 같은 곳 역시 도시라 부르기에도 부족한 크기를 지녔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매력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애리조나주 비즈비(Bisbee) 역시 그런 특별함을 담은 작은 마을이다. 

 

비즈비는 투싼에서 동남쪽으로 약 90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인근 멕시코 국경과 맞닿은 도시인 나코와는 불과 12마일 정도 거리에 있다. 어찌 보면 미국보다는 멕시코 소노라주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지리적 이유로 비즈비 마을은 서부 웨스턴 올드타운의 모습을 비교적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캘리포니아주 서부 올드타운과는 또 다른, 멕시코의 어느 한 올드 타운에 온 느낌을 전한다. 

 

투싼에서도 먼 이곳은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진 것일까? 비즈비는 사실 광산으로 유명한 도시였다고 한다. 금과 구리, 아연 등 각종 광산물이 넘쳐나는 곳으로 1900년 초반에는 상주인구가 무려 2만이 넘기도 했다. 비즈비라는 도시 이름도 이곳 광산 사업에 투자했던 드윗 비즈비 판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내 광산 도시들이 그렇듯, 비즈비 역시 1970년대를 지나면서 광산 사업이 시들기 시작했고, 한때 애리조나를 먹여 살렸다고 알려진 구리 광산 대부분은 폐광으로 남은 상태다.

 

하지만 광산업으로 흥할 때 만든 도시 유흥과 인프라는 비즈비에 새로운 인구 유입을 불러왔고 미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청년 예술가와 은퇴를 준비하는 노년이 정착을 바라는 숨은 보석이 됐다. 

 

비즈비의 올드타운은 여전히 빅토리안 풍 건축물이 남아있다. 그래서 딱 이곳만 떼어놓고 보면 미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풍경을 연출한다. 비즈비 관광청에 따르면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즐거운 놀이는 바로 ‘퀸 광산’ 투어를 꼽는다. 이름에서 보듯 한때 광산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의 규모를 자랑했던 퀸 광산은 폐광 후 이제는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비즈비 올드타운 문화와 예술의 거리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 유입된 히피 문화는 비즈비 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고 모던 아트에서부터 갤러리, 엔틱숍까지 시골 마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도 비즈비의 특징이다. 

 

투싼과 같은 도시에서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비즈비를 당일로 찾는 것은 도시의 매력을 쉽게 느끼기 힘들 수 있다. 1박을 권하는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다양한 개인 숙박업소들이 과거 광산 부흥 시대에 만들어진 숙소나 모텔을 개조해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의 모습을 회상하며, 이색적인 하루를 보내기에 이들 숙소는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비즈비에서는 연중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선선한 가을 시즌에는 도시를 대표하는 축제 등이 가득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10월에 열리는 B.R.A.T.S. 퍼레이드다. 여기서는 예술가들이 직접 고안해 만든 다양한 카트를 타고 도심을 달리는데, 기이한 발상과 흥이 볼만하다. 또한 4.5마일에 이르는 1,000계단 오르기 대회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축제 중 하나다. 

 

비즈비는 광산 마을이라는 삭막한 느낌보다 폐광에 꽃핀 예술가들의 열정과 혼이 담긴 한 폭의 팔레트 같은 느낌을 전한다. 여름 또는 다가오는 가을 시즌에 맞춰 애리조나 여행을 생각한다면, 비즈비에 들려 이색적인 추억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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