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 사람들의 관심사를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내기 위해 기업, 정부, 단체 등이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특히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에 기반한 사람들의 행동 사례는 급증했고, 그만큼 온라인을 통한 쇼핑, 생활, 거래 등을 통한 데이터는 점점 더 많이 쌓여왔다.
빅데이터 활용의 핵심 중 하나로 ‘키워드’가 있다.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 대부분은 바로 이 ‘키워드’ 분석과 활용, 정보제공에 목적을 둔다.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최근엔 일정 금액을 내고 받아볼 수 있는 유료 빅데이터 제공 업체도 늘었다. 돈을 내고 들여다봐야 할 만큼 ‘키워드’의 존재는 대단하다.
기업들은 현재 빅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마케팅과 수익 창출을 통한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영화 대여 취향에 따른 새로운 영화를 추천해주는 시네매치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 중이며, 아마존 역시 고객의 추천 도서 서비스를 개발해 이를 판매로 이끌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컴퓨터를 켜고 정보 검색을 하는 중 그 정보와 관련된 제품, 서비스, 행동 유도에 관한 것들이 함께 펼쳐지는 경험이 많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빅데이터의 힘이다.
그런데 최근 빅데이터에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독교다. 팬데믹 이후 미국 내 대부분 교회는 교인과 재정 감소, 사역 위축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 교인 중 73% 정도만 대면예배로 복귀, 미국인 교회 출석률 2019년 34%에서 2021년 28%로 감소, 교회 기부액 감소 등을 지적했다. 온라인 기독교 매체 <처치앤서스>의 톰 라이너 목사 역시 출석률 저하와 관련 예배 참석률이 낮은 교인들이 코로나 이후 돌아오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새 교인을 찾아야 하는 때가 됐다는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팬데믹 이후 교계를 덮친 어려운 숙제. ‘출석률 저하, 새 교인 찾기’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미국 내 적지 않은 교회가 그 답을 찾기 위해 빅데이터의 문을 두드린다. 목회에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정보는 사실 최근의 이야기는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청중이 원하는 키워드 찾기. 이를 통한 설교 포커스 맞추기 등의 시도는 있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키워드 중심 빅데이터 활용이 아닌 새 신자 찾기에 이를 활용하는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다.
지난해 미국 교계를 달군 소식 중 하나는 ‘Gloo(글루)’의 등장이다. 이 플랫폼은 상당히 독특한 기능을 담고 있다. 글루는 약물중독, 자살 등 무엇인가 도움이 필요한 키워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교회가 그런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교회는 극단적 선택이나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글루 데이터를 통해 만나게 되고 교회는 이들이 재활 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교회 봉사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교회를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루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약 2만여 개가 넘는 교회 네트워크, 적어도 2천 개 이상 교회가 글루를 사용해 아웃리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글루는 무료 서비스는 아니다, 교회 규모에 따라 세 가지 플랜이 있고 비용은 100달러에서 300달러 선까지 다양하다. 그런데도 글루 가입 교회는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교회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기 탈출을 외적 데이터에만 기반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는 시각도 있다. 즉 교회 내부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쇠퇴한 교회도 많았지만, 오히려 부흥한 교회도 적지 않았다. 핵심은 회중과 공동체가 바라는 욕구를 충족시켜줄 방법을 발견하면 교회는 여전히 성장한다는 것이다.
모자이크 교회 칼 쿨(Carl Kuhl) 목사는 <아웃리치> 매거진에 기고를 통해 “일반적인 교회가 자료를 추적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 우리는 헌금이 얼마나 큰지 추적한다. 우리는 출석을 잘 기록한다. 하지만 솔직히 데이터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곧 교회들이 데이터 수집에 관한 무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들여다보고 분류해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에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데이터는 어떤 집단과 현상을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짜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교회 역시 매주 모이는 헌금 추이, 출석률의 변화, 새 신자 등록과 탈퇴 추이 등 숫자들이 데이터화하고 추적, 분석할 수 있는 포맷이 자리한다면 내부 데이터를 통해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기가 쉬울지 모른다.
빅데이터 또는 교회 내 수집 자료의 데이터화 등에 대한 의견들 모두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곳이 있다. 그것은 교회 비전 범위 내 구성원들의 요구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요구를 교회가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은 교회 성장과도 연결된다.
새 신자를 찾는 빅데이터 플랫폼, 청중의 관심을 끌 만한 키워드 찾기, 교회 내 숫자를 데이터화한 분석 과정 등. 앞으로 교회 내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위기 극복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주 한인교회로 포커스를 두면, 영어가 주류인 상황에서 한국어 목회를 돕는 빅데이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얻은 데이터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기회일 수 있다. 미주 한인교회를 위한 한국어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글루와 같은 플랫폼의 한국어 버전 등의 출연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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