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미주 한인들에게 안타까운 사건으로 기억된다. 당시 괴한의 총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한인 형제는 앞길이 막막했다. 장례는 물론이고 살던 집에서도 쫓겨날 판이었다. 이들은 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했다. 목표 금액은 2만 달러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이들 형제에게 215만 달러가 모였다. 이 사연은 해당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하루 만에 모인 가장 큰 금액이었다.
크라우드펀딩이란 본래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이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올리고 익명의 다수(crowd)로부터 투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엔 그 의미가 확장되어 투자금 목적 외 적용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앞서 소개한 한인 형제의 사연처럼, 개인과 비영리 단체를 위한 모금에 사용되는 고 펀드 미(Go Fund Me)와 같은 플랫폼은 정말 돈이 필요한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케이스를 만들어내고 있어 화제다.
특별히 ‘고 펀드 미’의 경우 개인의 사정과 함께 비영리 단체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모금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주에 있는 한인교회의 경우 적극적인 활용에 관심을 둘 만하다. 실제 지난해 코비드 19가 세계적 확산을 할 무렵, 백신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해외 한인 선교사를 미국으로 초청해 백신을 접종시키자는 운동인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가 와싱톤 중앙장로교회를 비롯해 선교 협회, 기독 언론 등이 힘을 모아 탄생했다. 이들은 후원 계좌 열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고 펀드 미에도 후원 내용을 올려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모두가 다 거액의 후원금을 받거나 모금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교회의 경우 일반적인 모금보다는 특별한 주제나 목적을 가진 것이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펀드 미’는 블로그를 통해 교회에 도움이 되는 모금에 관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모금 아이디어로 합창단, 주일학교와 같이 작은 모임을 위한 모금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교회 내 그룹 간 모금에 있어서 약간의 경쟁을 붙이고 누가 더 빨리 목표액에 도달하는지를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한다. 작은 토론회를 만들고 특정 강의, 강연 또는 패널을 후원하기 위한 기부를 장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 펀드 미’ 블랙 프라이데이가 지나고 찾아오는 기부 화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강조한다. 교회가 필요한 선교 여행, 합창단, 활동 등 필요한 모금 주제를 기부 화요일과 연계하라는 것이다.
온라인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교인들의 온라인 헌금 방법을 쉽게 만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많은 교회가 팬데믹 이후 온라인 헌금 방법을 고민하면서 교회 웹사이트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생존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이것도 사정이 허락하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헌금을 받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기존 현금 거래를 위한 앱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 시카고 예수사랑교회는 코로나19 이후 재정적 타격을 받기보다 오히려 온라인을 통한 헌금이 더 늘었다고 한다. 비결은 벤모(VENMO) 사용이다. 교회는 특별한 온라인 헌금 시스템 개발 대신, 기존 소액 결제용 앱인 벤모를 교회 헌금을 내는 방법으로 활용했다.
이유는 교인들 대부분이 젊은 세대이며, 이미 교회 행사에 벤모를 사용해봤고, 실제 생활 속에서 불편함 없이 사용하는 익숙한 툴이라는 점이다. 교회는 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95% 교인 가정이 벤모를 통해 헌금을 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하지만 벤모라는 익숙한 툴 사용보다 교회 내 헌금의 중요성, 훈련, 올바른 교회론 확립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온라인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교회 시설을 활용해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교회 주차장 시설이 비교적 넉넉하다면 활용 아이디어는 많아진다. 먼저 교회 살림 중 필요하지 않을 것을 파는 야드 세일을 들 수 있다. 또한 교인들이 가진 물건 중 필요하지 않은 것을 팔 수도 있고, 인근 사업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주차장은 있지만 야드 세일이 번거롭다면,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자동차 극장으로 활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팬데믹을 겪으면서 주차장 예배를 경험한 교회라면 자동차 극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팬데믹은 확실히 교회 재정의 어려움을 가져왔다. 그리고 코로나19로 교회를 떠난 교인들 모두가 다시 교회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조사도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교인들이 주일 예배에 내는 헌금만으로는 교회 운영과 사역이 어려운 시기다. 따라서 교회도 적극적으로 기부를 말하고 또렷한 미션에 따른 목적 금액을 달성하는 데 여러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미주 한인교회의 경우 선교 목적에 따른 크라우드펀딩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벤모 등 성도가 이미 익숙한 소액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헌금을 유도하는 방법도 좋다. 여기에 교회 시설 활용, 정기적 야드 세일 등을 통한 재정 마련의 다양성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에 기부하려는 이들이 감동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비전, 그리고 재정이 쓰인 후 투명한 명세 소개, 목적 달성의 성과 등도 함께 알리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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