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답할 수 없는 은혜

김이슬 선교사 | 기사입력 2022/05/03 [02:04]

보답할 수 없는 은혜

김이슬 선교사 | 입력 : 2022/05/03 [02:04]

▲ 김이슬 선교사(아프리카 말라위 북서진선교회)

주님의 은혜로 우리 8식구가 한국에서 6개월 정도 안식의 시간을 보내고 말라위로 돌아왔다. 그동안 남편은 미국 L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2년 여 동안 심한 통증으로 아팠던 팔을 치료받았다. 그 치료라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치료 후 다 낫게 되어 아프지 않게 된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발달된 의료기술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현재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또 실제로 한국에서 안식의 시간을 보내면서 선교지에서만큼 팔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말라위에 돌아오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팔을 많이 썼기에 다시 아파졌다. 그렇지만 이제는 이 곳 말라위에서 우리가 함께 기도하는 과정 중에 반드시 나을 것이라는 분명한 믿음이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우리 8명의 대식구는 친정에서 생활했다. 4년만에 만난 부모님은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우리를 사랑해 주셨다. 부모님의 열렬한 지지와 도움 덕에 첫째부터 넷째까지 친정에 맡겨 두고 남편이 목사 안수를 받으러 미국까지 가는 길에 다섯째와 여섯째만 데리고 3주 동안 동행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지내는 가운데 주님께서 예비한 많은 만남들이 있었다. 또 비록 직접 만나지 못해도 이곳 저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가정을 섬겨 주시는 분들도 매우 많았다. 우리가 선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주님의 사랑으로 품어 주시고, 쓸 것을 공급해 주셨다.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국과 미국에서 나그네였기 때문에 그 은혜와 사랑을 보답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 은혜와 사랑을 오롯이 받아 누리기만 했다. 우리의 마음 가운데 차곡차곡 잘 담아두었다.

 

말라위 공항에 도착하여 선교센터로 돌아오는 길에 아버님이 말씀하셨다. “선교사는 나누어 주는 사람이다. 물질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영적인 것을 나누어 준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나누어 주다보면 지칠 때가 있다.” 한국으로 가기 전, 바로 내 상태가 그랬다. 나누어 주는 것에 대한 고단함과 피로감이 느껴졌다. 더이상 나누어 줄 힘이 없다고 느껴졌다. 

 

안식의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을 받고 누리면서 어느새 그 고단함과 피로감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주님께서 이렇게 고단한 나의 영혼을 회복시키셨다. 주님께서 내가 행한대로 갚아주시는 것 같았다. 또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나아가 그 무엇보다도 내가 보답할 수 없는 가장 큰 사랑과 은혜는 바로 예수님이신 것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다. 

 

지난 7년의 시간동안 주님께서 친히 우리 8명의 식구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 주셨다. 비록 발달된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주님이 만드신 대자연 속에 거하며 날마다 그분의 솜씨를 감상하게 하셨다. 시시때때로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셨고 덕분에 주님께서 보내신 사역지에서 최선을 다해 사역할 수 있었다. 되돌아 보니 그 사역을 통해 우리 자신과 현지인들 모두 무럭무럭 성장했다. 이 모든 것이 갚을 수 없는 주님의 은혜였다. 현지에서 이렇게 신나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행복인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정말 행복한 선교사들이다. 

 

행복한 선교사라는 이름을 찾아 말라위로 돌아왔다. 그러나 8식구가 15개의 이민가방을 들고 돌아오는 여정부터 쉽지 않았다. 또한 6개월동안 외면했던, 돌아오자마자 마주하는 선교지의 현실- 정전과 모기, 각종 벌레들, 시뻘건 먼지투성이, 느린 인터넷 등은 이곳이 내가 살아내야 하는 곳임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2주가 지났지만 아직 차근차근 적응 중이다. 

 

이 글을 쓰며 많은 사람들을 통해 우리에게 부어 주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다시 한 번 기억하고 곱씹어 본다. 그 사랑에 힘입어 이 곳 말라위에서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행복한 선교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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