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도산, 일본 총독 역의 배우 김경태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2/04/08 [08:28]

뮤지컬 도산, 일본 총독 역의 배우 김경태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2/04/08 [08:28]

▲ 뮤지컬<도산>에서 일본 총독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경태   @ 크리스찬투데이

 

남가주 미주 한인 사회에서 눈길을 끄는 뮤지컬이 있다. 바로 일제 감정기 시대, 대한제국의 교육 개혁과 해외 독립운동을 이끈 도산 안창호의 삶과 활약을 그려낸 작품인 뮤지컬 <도산>이다. 특히 이 작품은 미주 동포들의 자금과 LA지역 교포 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극본부터 음악, 영상 등 모든 것이 창작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미주 한인들에게는 큰 자긍심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런데 작품 배경이 일제감정기이다 보니 아무래도 한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배역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당시 조선 총독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다. 뮤지컬<도산>에서 이 역할을 맡은 이는 김경태 배우다. 그는 올해 9월에 열리는 도산의 세 번째 공연에서도 역시 일본 총독 역을 맡았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목을 끄는. 잘 만든 요리에 꼭 필요한 양념과 같은 배우 김경태. 배우로서 그의 삶과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간략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뮤지컬<도산>에서 일본 총독 이또 히로부미 역을 맡아 연기했던 배우 김경태다. 평소에는 양로 보건 선터에서 병마와 싸우며 외롭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현재 새생명비전교회에서 1부 베이스 독창자로, 나성한인교회 2부 성가대 지휘자로 섬기고 있다. 배우로의 길은 중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문화의 밤이라는 행사를 통한 연극 활동을 했고, 청소년 선교단체에서 했던 뮤지컬 <19살의하나님>, 그리고 오페라 윤동주, 오페라 산타바바라 등 여러 무대에 참여했다.

 

▲ 김경태 배우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배우의 길을 걷겠다는 꿈을 가졌다.     © 크리스찬투데이

 

독립운동가를 다룬 뮤지컬에서 일본 총독 역을 맡으셨다. 쉽지 않은 선택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배역을 맡게 되었나?

 

이토 히로부미는 한국 사람이라면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일본인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이 역을 맡은 후 소개를 하러 다니면 내 이름보다 ‘이토 히로부미 역할을 했던 배우’로 기억하시는 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만큼 그 이름은 한국인에겐 일제강점기 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그래서 처음 그 역을 제안 받았을 때 조금 머뭇거림도 있었다. 두렵고 싫어서라기 보다는 누구나 선하고 영웅적인 역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지난 두 번의 공연에서 이 역을 해냈고, 올해 9월에 있을 세 번째 공연에서도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았다.  배우라면 어떤 역을 맡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나 역시 한국인이기에 개인적으론 이토 히로부미를 반갑게 여기지 않지만, 내가 맡은 배역, 역할 만큼은 사랑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배우는 한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면 그 안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이 있다고 한다. 일본 총독에 몰입해보니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나?

 

뮤지컬<도산>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등장은 안창호 선생과 독대를 하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이 전혀 공감할 수도, 함께할 수도 없는 이상과 현실 속에서 이또 히로부미의 야망과 안창호 선생의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충돌한다. 이 장면은 뮤지컬 전체 중 가장 극적이고 긴장이 고조되는 장면으로 통한다. 특히 뮤지컬이라는 특성상 연극과 음악(노래)이 함께 어우러지기에 긴장감이 그 어느 배우, 가수라 할지라도 몰입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몰아간다. 이 역을 하면서 안창호 선생의 나라와 민족을 향한 굳은 의지와 당당함은 실제 그 당시 이토 히로부미라 할지라도 꺽을 수 없음에 분해하고 가질 수 없음에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그런 심정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 이토 히로부미와 안창호 선생의 독대 장면은 뮤지컬<도산>에서 가장 긴장감이 높은 장면으로 손꼽힌다.     © 크리스찬투데이

 

뮤지컬<도산>에 출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모든 작품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도산>은 열정이 없으면 하기 힘든 작품이다. 지난 1, 2회 공연을 준비하면서 70여 명에 이르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공연 한 달 전부터 매일 새벽 한두 시까지 연습을 하고 소품을 풀었다 싸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낮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 각자의 일을 하고 다시 저녁에 모여 연습을 했다. 다들 몸과 마음이 지쳤을 텐데, 어디선가 <우뚝서리라>라는 곡의 반주만 나오면 모두가 하나 되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늘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연습을 끝내고 다음날로 넘어가는 시간에 프리웨이를 달리면서 <참좋으신주님>이라는 곡을 운전하는 내내 불렀다. 그러면 다시 힘을 얻고 졸음이 물러났다. 이런 경험 속에서 그 시대 안창호 선생꼐서도 광야와 같은 이 미국 땅에서 나라를 향한 마음을 품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이런 고백들을 하지 않으셨을까. 올해 9월 세 번째 공연을 준비하면서 다시 이 찬양을 부르려 한다.

 

끝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비전과 꿈이 있다면? 

 

지난 1, 2회 공연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때 총감독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할 수 있을 때 합시다.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는 때가 올 테니…” 그 말은 배우로서 내가 가야 하는 길에 대한 따끔한 충고였다. 그래서 그 이후 꿈을 갖게 됐다. ‘배우, 가수로…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것’ 그런 마음으로 이 길을 갈 생각이다. 

 

배우 김경태 님이 출연하는 뮤지컬<도산> 3회 공연은 남가주 라미라다시에 자리한 라미라다 극장에서 오는 9월 7일부터 10일까지(토요일 2회 공연) 열린다. 자세한 공연 안내는 극단 시선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https://seasunt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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