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봉기 목사가 찬양교회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한 부탁은?

"1세기 예루살렘교회와 같은 대안공동체가 되라

크리스찬투데이 | 기사입력 2022/03/29 [07:36]

허봉기 목사가 찬양교회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한 부탁은?

"1세기 예루살렘교회와 같은 대안공동체가 되라

크리스찬투데이 | 입력 : 2022/03/2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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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하는 허봉기 목사 부부 ⓒ 찬양교회

 

허봉기 목사가 22년 목회한 뉴저지 찬양교회에서 3월 27일 주일예배를 마지막으로 떠났다.

허봉기 목사가 2016년 열린 찬양교회 임직식에서 임택진 목사 은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청량리중앙교회 임택진 목사는 소속교단 총회장을 지내고 존경받는 분이었다. 은퇴식을 하는데 보통 은퇴사를 길게 하는데 임택진 목사는 딱 한마디만 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무익한 종은 물러갑니다."

 

임택진 목사는 짧았지만, 허봉기 목사는 은퇴예식도 없이 3월 22일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22년 목회를 한 찬양교회를 떠났다.

 

보통 새로운 담임목사의 취임식을 하면 전임 목사의 은퇴식을 겸한다. 허봉기 목사는 왜 1주일 전인 3월 20일에 열린 찬양교회 노승환 목사 위임식에서 은퇴예식을 하지 않았을까?

 

허봉기 목사에게 기자가 물었다. 허 목사는 “불편하니 안했다”라고 했다. 무엇이 불편한지 더 물었다. 그러자 허 목사는 “취임식과 은퇴식을 같이하면 보통 취임하는 목사에게 포커스가 맞추어지지 않고 은퇴하는 목사에게 포커스가 맞추어진다. 앞으로 일할 목사가 더 포커스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따로 은퇴식을 하면 되지 않는가? 이에 대해 허봉기 목사는 “은퇴하는 목사에 대한 온갖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은퇴식을 따로 하는 것이 저에게는 불편했다”고 했다. 단지 교인들에게서 “목사님이 계신 동안 좋았다. 감사했다”라는 인사를 받는 것만으로 해도 충분하다는 것. 허 목사는 “다른 목사님들도 은퇴식을 하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저는 불편하여 안했다”라고 했다.

 

허봉기 목사는 은퇴후 특별한 계획은 없다. 단지 4월에 한국에 다녀오며 뉴저지에서 계속 거주하지만, 찬양교회에는 더 이상 출석하지 않는다.

 

2.

 

3월 27일에 드려진 찬양교회 3차례 주일예배가 사실상 허봉기 목사의 은퇴예배였다. 허 목사의 설교와 사모의 마지막 인사후, 성도들은 허봉기 목사 부부에게 화환을 전달했으며 축복송으로 22년 같이한 목사를 떠나보냈다.

 

허봉기 목사는 예배에서 요한일서 3:23 “그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가 우리에게 주신 계명대로 서로 사랑할 것이니라”라는 말씀을 본문으로 “터무니없는 은총”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제목과 본문만으로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메시지였다. 

 

허봉기 목사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 안의 삶과 죽음이 얼마나 복된 것인가를 증거했다. 그리고 “찬양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것도 큰 은혜이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평안하게 목회하다 은퇴하는 것도 말로 다할 수 없는 은혜”라고 했다. 허 목사는 “목회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좋은 성도들과 목회자를 붙여주신 것도 큰 복이었다. 하는 일마다 하나님이 잘해주셨다”라고 간증했다.

 

그리고 찬양교회 성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자랑했다. 허봉기 목사는 “제가 무슨 일을 하자고 해도 성도님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한결같이 한번 해보자는 태도로 열심을 내어 모든 일이 가능했다. 제가 덕을 보았다. 목회하며 힘들고 불편한 것이 별로 없었다. 여러분 덕이다. 이 터무니없는 은총이 감사하다”고 했다.

 

허봉기 목사는 “마지막 부탁이지만 조금도 새롭지 않는 말씀”이라며 적어도 떠나는 찬양교회 성도들에게는 유언과 같은 말씀을 전했다.

 

허 목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 세상의 마음을 끄는 교회가 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은 하나님의 존재방식으로 부터 나온다. 하나님은 공동체적인 존재방식을 채택하신 분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도 공동체적이어야 한다. 그 공동체가 교회”라고 했다.

 

허봉기 목사는 “찬양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는 1세기 예루살렘교회와 같은 대안공동체가 되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세상의 모습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우리와 우리 공동체가 변화되어야 한다. 세상이 이렇게 되어야 할 텐데 라고 하지 말고 우리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면 된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 우리가 바라는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 할 때 찬양교회가 떠오르면 좋겠다. 사람들이 서로 뜨겁게 사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고 저들은 찬양교회 성도들일 것이라고 말하면 좋겠다”고 했다.

3.

 

예배를 마치고 허봉기 목사 부부가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 목사는 “고맙다. 건강하라”고 성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자리의 어색함을 “처음 해 보아서”라고 조크하며 “목사라는 직업이 독특해서 하나를 고용하면 하나가 공짜로 따라 온다. 그런데 제 경우를 보면 따라온 것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아내를 소개했다.

 

허 사모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 사모는 “오늘이 마지막 예배라고 생각하니 어젯밤에 잠이 안 왔다. 가끔 어떤 교인들은 사모를 교회 영적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그런 말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어제 밤의 제 심정은 처음으로 젖을 떼는 어미 같은 심정으로 밤을 지냈다”고 했다.

 

허 사모는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어떤 빠른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하나님께서 잘해주셔서, 저희들에게 너무 많은 좋은 성도님들을 만나게 하시고 행복하게 목회하다 보니 22년 세월이 금세 흘렀다”고 기억했다.

 

그리고 “그동안 이렇게 좋은 찬양공동체를 이루기까지 함께해 오신 모든 성도님들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찬양교회에서의 좋은 기억과 소중한 기억들을 마음깊이 간직하고, 앞으로 은퇴 후의 생활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아름답게 살아내도록 애쓰겠다.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화환이 증정됐으며, 성도들은 다 일어나 “고마워요 그 사랑을 가르쳐 준 당신께 주께서 허락하신 당신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더욱 섬기며 이제 나도 세상에 전하리라”라며 축복송을 불렀다.

 

4.

 

이번 은퇴 과정에서도 보았지만 허봉기 목사는 독특한 리더십으로 지난 22년 동안 찬양교회를 이끌었다. 허봉기 목사가 텍사스에서 목회를 하다 청빙을 받고 찬양교회에 부임하여 교회가 외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적으로 분쟁이 없는 교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2006년 기자와 첫 인터뷰에 허봉기 목사는 교회의 성장 이유를 묻자 "당회와 서로 견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소모전이 없으며 서로 협력한다"라고 대답했다. 허 목사는 찬양교회 성도들에게 공을 돌리며 “저는 모자라는 것이 많고 실수도 많이 하는 사람이지만, 장로님들이 목사님이 왜 그러느냐고 이야기 하는 것을 한 번도 안들어 보았다”라고 말한다. 찬양교회는 박사 학위자만 100명이 넘는 교회이며, 다른 교회에서 한가락 하던 성도들도 찬양교회에 와서는 그렇게 따지지 않았다는 것.

 

성도들을 따르게 만드는 허봉기 목사의 리더십은 과연 무엇일까? ‘신뢰의 리더십’이다. 주변에서는 허봉기 목사가 사심이 없다고 말한다. 성도들에게 허 목사가 어떤 결정을 해도 목사 자신을 위해 하는 결정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교회 직분제 폐지, 그리고 후임 선정에 반대표가 하나도 없었던 것도 허 목사에 대한 이런 믿음을 나타낸다.

 

신뢰의 뒤에는 헌신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허봉기 목사는 최근 출판한 <견디지 말자>라는 책에서 “누군가를 사랑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기위하여 나를 덜 사랑하는 것 외에 나는 다른 길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렵다”고 적고 있다.

 

뉴스제공 =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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