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얼마나 맞았나?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12/04 [01:35]

포스트 코로나 얼마나 맞았나?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12/04 [01:35]

▲ 지난해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텅 빈 교회 예배당 모습이 주요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 2020년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치료제가 없는 전염병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어 미국 내 코로나 19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미국 사회는 그야말로 패닉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렀다. 주요 도시마다 락다운 행정명령이 쏟아졌고, 생필품 대란에 이어 주별로 BLM 시위 등으로 인한 야간통행 금지가 내려지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미주 한인교계도 바짝 긴장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경우는 지난해 3월 19일부터 5월 25일까지는 대면 예배 금지 명령이 있었고 이는 곧 미주 한인교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탈출구가 없어 보였던 시기에 교계 각층에서는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세미나와 이론들이 등장했다. 

 

본지에서도 지난해 6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측되는 목회 뉴트렌드’라는 제목으로 각계 패널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패널들의 의견을 대체로 비대면 시대에 대응한 목회 전략과 온라인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하이테크가 가져올 목회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주를 이뤘다. 

 

지난해 3월 이후 미주 한인교회들은 일제히 비대면 예배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당시에 텅 빈 교회 예배당 모습이 많은 기독 언론의 메인을 장식했고,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교회 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지난해 3월 이후 구글 트렌드 조사에서 온라인 예배는 단연 최고의 화두였다. 미주 한인교회가 많은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온라인 예배’는 최고의 관심도를 보인 키워드였다. 구글 트렌드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까지 온라인 예배가 여전히 미주에 사는 한인들의 관심사임을 보여준다. 

 

▲ 포스트 코로나 진단에 따라 고가의 온라인 예배 장비를 구매하는 교회가 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주 한인교회의 생존은 말 그대로 온라인 예배와 그것을 통한 기독교 콘텐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당시엔 대면 예배가 다시 허용된다고 해도 대부분의 성도가 온라인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고, 상당히 많은 설비 투자를 한 교회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렌트로 들어간 예배당을 빼고 온라인으로만 전환한 교회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관한 여러 전망 중 언택트 및 온라인 관련 예상은 생각보다 빨리 예상을 벗어난 듯하다. 가장 주된 이유는 백신의 등장이다. 지난해 12월 14일 뉴욕시 퀸스에 있는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의 중환자실 간호사 샌드라 린지는 미국의 첫 코로나 19 백신 접종자로 이름을 남겼다. 이후로 미국 전체 인구 백신 완료 접종 비율은 11월 14일 기준 58.8%로 나타났다. 11월 6일 기준 검사 수 대비 양성 비율도 5.8%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망자 수가 내려가는 데다 백신 보급 등으로 인해 부분적 예배 모임이 허용되기 시작했다. 강력한 행정 명령을 내렸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해 5월 한시적으로 제한된 대면 예배 활동 재개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캘리포니아주 일부 교회들은 주 정부를 상대로 수개월 법적인 싸움을 펼쳤다. 그 결과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월 5일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캘리포니아주 실내 예배 금지 조치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 1조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렇게 올해 초부터 교회의 문은 다시 열리게 됐다. 비록 델타 변이 등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교회들은 조심스럽게 다시 대면 예배를 시작했다. 

 

팬데믹 선언이 1년 8개월 정도 지난 지금은 상황이 팬데믹 이전으로 많이 돌아간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라며 인공지능 목사라도 당장 나올 것 같았던 당시 전망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개신교 목사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한 달 현장 대면 예배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약 98%의 목사가 8월 중 현장 대면 예배를 개최했다고 응답했다. 대면 예배를 시작한 교회들이 늘자 성도의 발길도 다시 교회로 향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1월 60%로 떨어졌던 대면 예배 출석률은 8월에 팬데믹 이전 대비 70%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교회마다 차이가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형 교회일수록 예배 출석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콧 맥커넬(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대형 교회와 비교해 대면 예배를 재개한 소형 교회가 많지 않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예배 출석률을 보인다.”, “규모가 작고 교인 간 친밀한 유대 관계를 가진 소형 교회만의 장점으로 보이며, 앞으로 더욱 출석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 생각보다 빠르게 대면 예배가 팬데믹 선언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다.

 

팬데믹 이전으로 교회 출석률과 대면 예배가 재개됐다고 하지만 아직 팬데믹이 끝난 것은 아니고 코로나 19 바이러스 위협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빨리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에 무리하게 대처했던 교회들은 큰 경험을 했다는 입장도 있다. 오렌지카운티에 자리한 교회의 한 행정 직원은 “교회 일반 물품 구매 예산을 넘는 돈을 들여 고가의 온라인 스트리밍 장비를 구매했다. 사용은 하고 있지만, 다시 대면 예배가 회복되면서 온라인을 전문으로 운용할 인력과 시간을 따로 두기가 쉽지 않다. 지출이 심각하다”는 입장을 전해오기도 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막대한 장비 구매, 인력 전환, 심지어 오프라인 예배당이 없어질 것이란 전망에 렌트를 조기 해지하고 다른 방법을 찾으려는 교회도 많았다. 물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1~2년을 앞둔 예측은 아니었다. 코로나 19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따른 교회의 대응에 관한 장기적 관점과 이를 계기로 현재 교회 시스템을 들여다보자는 의견도 많았다. 

 

아직 코로나 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세계 뉴스에는 또 다른 바이러스의 출연을 언급하기도 한다. 지금 당장은 팬데믹 당시 전문가들의 우려만큼 예배 환경이 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일상이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 위기를 겪은 미주 한인교회는 지나친 우려에 성급한 동요보다는 차분한 대응책이 중요하고, 대면 예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빠른 일상 회복이 한편으론 다행이다. 하지만 교회를 향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여러 방안은 계속해서 연구하고 대응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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