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에 숨겨진 세계관

송금관 기자 | 기사입력 2021/10/18 [14:10]

오징어 게임에 숨겨진 세계관

송금관 기자 | 입력 : 2021/10/18 [14:10]

 

쇼킹 쇼킹 쇼킹,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본 소감은 말 그대로 충격 그 자체다. 

 

시즌1에 총9편으로 구성된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방영하는 83개국에서 10일 현재 드라마와 예능 등 TV 프로그램 부분에서 824점을 나타내며 1위에 올라있다. 심지어 자국 영화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해 할리우드 영화에 조차 1위를 내어준 적이 없다는 인도 영화, 소위 발리우드에서조차 1위를 차지하는 등 지구촌이 온통 <오징어 게임>의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혹자들은 BTS가 한류열풍을 주도한 것처럼, 이제는 영화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한국의 예전 골목길 놀이까지도 전세계에 수출하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물론 지금은 잊혀져 가는 게임들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 돈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는 서민들의 절박함을 표현한 뛰어난 연출력,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연기력, 반전을 거듭하는 기발한 영화적 극적 요소들은 100번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담겨진 세계관과 메시지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오징어 게임>은 실업자, 신용불량자, 소매치기, 조직폭력배,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여성 출소자, 시한부 환자 등 돈에 쫓겨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절박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총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게임 내용은 1번부터 456번까지 참가자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 건너기’, ‘오징어 게임’ 등 총 6개의 게임을 통과해야 한다. 최후의 승자만이 456억 원을 받게 되고, 게임에서 탈락한 사람은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영화는 너무나 잔인하고 선정적이며 엽기적인 장면들로 가득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이 영화는 돈이라는 맘몬의 신에 영혼마저 빼앗겨 버린 채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적인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일그러진 욕망을 보여주는 메타포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영화로서 보고 즐기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아직도 있다면 정신들 차리시라. 자신의 자녀들이 이 영화를 보고 무엇을 배울지를 조금이나마 생각한다면 쉽게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놓지 못 할테니 말이다. 

 

인간을 벌레 죽이듯 쉽게 죽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가치를 하찮게 여기게 하는 반인륜적인 학살극이 화면에 가득하다. 드라마에 나오는 게임을 아는 세대들에겐 어린 시절의 동심마저 파괴하는 잔혹동화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쓸데없이 끼워 넣은 동성애 장면은 보는 이를 역겹게 하고, 노골적이다 못해 선동에 가까운 반기독교적 코드는 누가 보더라도 감독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극중의 지영이라는 여성은 목사인 아버지에게 겁탈을 당하려다, 이를 말리던 아내를 살해했고, 또 자신은 그 아버지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영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기독교 비하를 위한 목적으로 등장시킨 244번 참가자는 위기를 당할 때마다 하나님을 찾고,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고 혼자 살기위해 발버둥 치다 다른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면 감사기도를 드린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기독교를 혐오의 대상으로 대놓고 조장하는 모습이다. 인간 내면에 잠재된 욕망과 탐심, 생존 본능을 들추어내고자 하는 의도였다 하더라도 굳이 기독교만을 특정한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

 

더 나아가 극중에는 선과 악의 경계가 없다. 오로지 거액의 상금이 선이고 목적이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물질만능시대라 하지만 도덕과 윤리는 물론 법도 존재하지 않은 채 영혼마저 빼앗긴 동물적 양육강식을 그렸다는 것이 이 드라마를 보고, 또 앞으로 보게 될 전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릇된 가치관을 갖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다.

 

자신이 오징어 게임을 만든 이유는 오로지 “심심해서” “재미삼아” 였다고 죽어가며 남기는 참가자 1번의 마지막 대사는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이 말은 연쇄 살인범들이 잡혔을 때 하나같이 세상을 조롱하듯 내뱉는 거의 동일한 말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악하고 음란한 세대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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