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문화(Cancel Culture)

피터 안 기자 | 기사입력 2021/07/20 [15:12]

취소문화(Cancel Culture)

피터 안 기자 | 입력 : 2021/07/20 [15:12]

요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능이 하나 있다. SNS의 친구가 모르는 사이에 친구의 게시물이나 이야기를 숨길 수 있는 옵션이나 이와 같은 목적으로 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음소거 버튼이다. 이것은 아주 편리한 기능으로 나에게 들어오는 많은 양의 전달물의 수를 확실히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나의 평화가 방해받는 순간 2-3번만의 단순히 화면을 탭하는 것으로 그 작은 성가심을 제거할 수 있는 여간 편리한 기능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한 기능이 그 사용법에 있어서 우리가 사회와 서로 연결되고 경청하는 분위기에 대해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위 ‘지우다-캔슬링(canceling)’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취소문화(Cancel Culture)는 미국이 지난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이 ‘취소문화’란 단어가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다. 즉 트위터와 페이스북,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정권을 잡은 민주당 지지층이 중심이 되어,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상대편 세력에 대한 모든 것을 삭제해 버린다는 데서 비롯된 조롱성 문구다.

 

하지만 취소문화라는 단어는 이보다 앞선 2018즈음 언론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회에 많이 알려진 어떤 유명 연예인, 정치가, 인플루언서, 유튜버, 혹은 비지니스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고 아웃시킨다는 의미로 전달됐다.

 

누군가의 과거 잘못을 소셜미디어(SNS)로 세상에 알림으로 잘못한 사람이 답을 하도록 강요하고 결국은 지우게처럼 그 사람의 직업, 위치, 명예에 먹칠해 결국 그 인생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한방에 끝내는 작전이다. 

 

상당히 냉소적이고 위험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사회적 취소를 함으로서 그들의 공적 플랫폼과 힘을 빼는 것이다. 심지어는 보복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룹들은 그의 과거 실수를 크게 부풀려 심각한 문제로 삼아 SNS에 띄워 그에게 수치감과 더불어 그를 ‘캔슬’ 하려고 온라인으로 그물을 던지기도 한다. 소위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사람이 주위 사람들의 동조를 받아 결집하고, 힘있는 사람을 상대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싸우는 것이다.

 

이런 문화가 팽배해지면 사회는 더 이상 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비록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기업에 대한 잘못된 말이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고 치더라도 취소 문화는 위험 수위가 높다. 거짓된 정보란 것이 나중에 밝혀졌어도 어떤 개인이나 기업에 훼손된 명예나 불이익은 거의 회복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우리를 화나게 했습니까?" - '음소거'

"그의 말이 너무 정치적이었습니까?" - '침묵'

"견해가 나와 다릅니까?" - '취소'

 

언뜻 보기에 우리는 누군가를 취소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고 삶의 소음을 줄이는 쉽고 거의 무고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숙고해 보면 이 겉보기에 무해한 행동이 우리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 얼마나 큰 위협으로 작용될 수 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취소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없거나, 들을 의사가 전혀 없어지는 것이다. 이해가 없으면 의심이 커지고, 상대를 무시하게 된다. 또한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의심은 적대감을 낳고 결국 관계의 단절과 극단적으로는 폭력으로까지 이어진다. 마치 눈앞에 위험한 도미노 효과를 두고 보는 것과 같다.

 

성경에서 말하는 ‘화평케 하는자’와 ‘연합’을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화합은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동의하는 결과가 아니라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하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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