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현장의 목소리 ㊹ 베트남 롱안세계로병원 우석정·이희정 선교사

의료선교 통한 교회 개척

피터 안 기자 | 기사입력 2021/03/05 [14:08]

선교현장의 목소리 ㊹ 베트남 롱안세계로병원 우석정·이희정 선교사

의료선교 통한 교회 개척

피터 안 기자 | 입력 : 2021/03/05 [14:08]

▲ 우석정·이희정 선교사(롱안세계로병원 원장인 우석정 선교사는 경북 포항 성모병원 흉부외과 과장이던 시절 선교훈련을 받고 경제적 여유와 편안한 삶을 뒤로 하고 말씀 앞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베트남 롱안 지역에서 제2의 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우석정 선교사와 이희정 선교사는 2006년 10월 베트남 롱안성 득화 땅에 롱안세계로선교병원의 문을 열었다. 당시 병원이 자리 잡은 곳은 아직 포장이 안 돼 비가 오는 날이면 땅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하고, 밤이면 사방에서 몰려드는 하루살이 벌레들이 응급실 베드와 바닥을 덮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시골 한가운데에 병원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광야와 같은 그 곳은 매일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만나와 메추라기가 있었고, 헤어진 신과 의복을 입지 않아도 되는 주님의 풍성한 공급이 있었다.

 

롱안세계로병원의 설립 목적은 베트남 공산권 제도 아래에서 ‘의료를 통한 교회 개척’이다. 그러나 병원이 세워지기까지는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늘 바닥을 보이는 재정 속에서 과연 이 제목이 이루어질까 계속해서 주님께 물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좀 더 시내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재정을 넉넉히 주셨으면 좋았을걸…”, “그러면 환자도 더 많이 오고 자립도 빨리 되고 교회를 개척할 여유도 있을 텐데…”, “왜 우리를 이 황량한 들판으로 인도하셨을까…”, 우 선교사 부부에게는 믿음 없는 선교사로 보일까봐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생각들을 수도 없이 되새기던 시간이었다.

 

이희정 선교사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재정 파트를 맡아서 섬기고 있었던 내게는 주어지는 새로운 하루가 마지막 날 같았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월급을 주는 날이 다가 올 때면 속이 울렁거려 밥을 먹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공동체 리더의 아내로서 병원 원장의 아내로서 풀 죽은 모습을 보일 수도 없었습니다. 공동체 식구들이 머무는 기숙사와 병원은 불과 몇 미터 거리였지만 병원으로 출근하기 전에 늘 전쟁터에 나가는 용사처럼 두려웠고, 마음을 굳게 다잡고 씩씩한 척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교회개척은 먼 나라 이야기였고 그에 따른 목마름은 점점 심해졌었습니다”. 

 

▲ 롱안세계로병원은 베트남 현지인 직원 약 70여명과 한국 의료 선교사들이 함께 사역하고 있다. 현재 진료 과목은 고엽제 재활치료, 내과, 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재활 의학과, 치과 등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병원을 통해 롱안세계로 한글학교, 사랑의 집짓기, 구제, 직원자녀·신학생 장학사역, 득화교회·쑤언트이교회 개척, 제3처소교회, 중부지역 SC다낭병원 등 다양하고 활발한 사역들이 펼쳐지고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2008년, 모래 바람 부는 들판의 장막 앞에 앉아 있던 아브라함에게 천사가 찾아왔듯 광야에서 목말라 하는 그들에게 주님께서 기도의 응답을 해주셨다. 수년째 자전거를 타고 그 지역을 전도하고 다닌다는 한 베트남 집사가 찾아와 자신이 열심히 도울테니 교회를 함께 개척하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우 선교사 부부는 직감적으로 주님께서 교회 개척을 위해 이미 준비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당시 병원 경영이 어려웠지만 공동체의 모든 선교사들은 기꺼이 병원 재정을 교회 개척에 나누는데 동의했다. 2009년 그 집사를 통해 땅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4km쯤 떨어진 큰 길가에 520평(1,717 제곱미터)의 땅을 병원의 재정 67,000달러(당시 병원의 총 발란스는 71,000불)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83,500달러에 매입하게 된다.

 

 

그 이듬해 시작된 건축은 김해중앙교회의 선교바자회를 통한 헌금과 공동체 선교사들의 헌금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득화교회가 세워졌다. 2012년에는 기독교 종교 모임을 주일에 한해서 가져도 좋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기도처로서의 활동 허가서를 받았고, 2014년 말에는 교회 지붕 꼭대기에 십자가도 세웠다. 2015년 교회가 속한 총회인 ‘베트남 복음 성회’를 상징하는 문양인 복음(Tin Lành) 글자를 건물 외벽에 부쳐졌고, 2016년에는 정부로부터 속회(Hội Nhanh)로 정식 허가를 받았다.

 

“외국인인 우리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날이 드디어 온 것 입니다. 부활절, 성탄절 전도집회를 통해 새신자의 수도 배가 되었습니다. 2021년 1월 29일, 득화교회가 국가의 종교법 아래에서 최종 단계인 베트남 복음성회 총회에 속한 지회(Chi Hội Tin Lành Việt Nam)로서의 공인식과 담임 목사님 위임식도 가졌습니다. 2009년에 시작한 교회 개척이 11년을 지나면서 성도 100명을 넘어섰고, 교육관과 사택을 갖춘 재정적으로도 독립한 온전한 교회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롱안세계로병원 공동체는 이 득화교회에 출석하며 섬기고 있습니다.”

 

 

병원 역시 15년째 계속 되고 있다. 아직 완전한 자립은 아니지만 의료와 사회봉사 활동으로 주민들을 섬기고 그들에게 소중한 이웃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병원 경영도 어려움 가운데서 믿음의 물질을 교회 설립을 위해 아낌없이 드리는 믿음의 정신도 공동체 안에 뿌리내렸다.

 

물론 ‘의료를 통한 교회 개척’은 계속 되고 있다. 2016년 KPM 베트남팀의 교회 개척 재정과 후원자들의 후원으로 병원에서 호찌민 시내쪽으로 6km쯤 떨어진 쑤언터이트엉 지역에 두 번째 처소를 개척했다. 이곳은 현재 최소 허가 단위인 디엠뇸(기도처)로 허가 받아서 주일 예배 모임을 드리고 있다. 2019년 12월에는 병원에서 북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처소를 개척했다. 이곳은 현재 모임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이나 성도 한 가정이 거주해 성경공부를 하고 있으며, 지난 성탄절에는 전도 집회를 갖기도 했단다. 

 

 

“20년의 선교사 생활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속에서 주님께서 이 미련하고 어리석은 자에게 긍휼을 베푸셔서 믿음의 증거를 가진 복된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모든 영광을 주님께 올려 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가 아니고서는 20년의 선교 역사를 말로 다 할 수 없다는 우석정·이희정 선교사와 롱안세계로병원은 2021년 한 해 제4의 교회개척을 꿈꾸고 있다.

 

▲ 구정 명절 전에 소수 부족 교인들을 진료하고 구제품 나누었다.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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