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여권 등장 트렌드 교회 예배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3/02 [03:29]

백신여권 등장 트렌드 교회 예배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3/02 [03:29]

▲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70% 이상 진행되면 교회당 내 찬양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있다.

 

지난 2월 3일 덴마크 정부는 2월 말부터 코로나 19 백신 여권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덴마크 정부는 백신 접종 여부의 정보를 담은 여권 형태의 출입 사증을 만들고 향후 2~3개월 안에 일반 여권 형태를 지닌 백신 여권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덴마크 외에도 유럽 내 일부 국가에서 백신 여권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가 상당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아이슬란드의 경우는 EU와 무비자 통행을 위한 ‘솅겐조약’ 가입국임을 고려해 백신 접종에 관한 증명서가 있다면 이를 소지한 EU 시민의 입국을 허용할 방침으로도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현재 국내선 항공기 이용 시 백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코로나 19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피트 부티지지 연방 교통장관은 미국 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질병통제예방센터와 함께 미 국내선 탑승 시에도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방안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현재 미국으로 향하는 국제선의 경우는 탑승을 앞둔 2세 이상 승객에게 코로나 19 음성 증명서류를 요구하고 있으나, 국내선은 아직 제출 의무는 없다.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백신 증명서 등에 관한 뉴스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또한 감염 여부 확인을 통한 시설 이용 및 격리 여부에 대한 범위 역시 점차 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행동들은 사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규제를 가한 부분에 숨을 트게 하려는 것이 목적으로 보인다. EU의 경우도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관광 등을 보다 유연하게 살려내고 이를 통해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는 노력에 힘을 쏟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백신 접종이 교회당 내 대면 예배 재개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은 미국 교계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보건당국이 기존 교회를 활용해 백신 접종소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 플로리다주의 경우는 주 내 각 카운티가 지역 교회와 협력해 백신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을 넓히는 제안을 했고 7개 교회가 선택되어 백신 접종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교회가 코로나 19의 전파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벗어나 지역 사회에 백신 보급을 넓히는 필수 시설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교회가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한 시설이라는 인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서 교회를 코로나 백신 접종소로 활용하는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적으로 백진 접종과 보급이 늘고 있다. 

 

코로나 19로부터 교회가 안전하다는 분위기는 대면 예배 허용을 바라는 쪽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백신 접종자에 한해 교회당 내 예배를 허용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백신 여권과 같은 일종의 접종 확인증이 규제 속 자유를 주는 하나의 면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자에 한해 규제를 풀어주자는 것을 두고 특권이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백신 여권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유럽 내에서 독일의 경우는 백신 접종자를 상대로 일종의 특권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기독사회당의 경우는 백신 접종자에게 특권을 주는 것이 사실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시키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백신 접종은 아직 의무는 아니다.  

 

미 질별관리청(CDC)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에서는 개인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다만 필수 근로자의 경우에 주 정부 또는 로컬 정부 또는 고용주에 따라 주 또는 기타 법규 차원에서 근로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필수 근무자들과 백신 접종이 허용된 시니어들의 경우는 이미 2회 접종을 마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의무화가 아니기 때문에 백신을 강제할 수 없고, 자의적으로 백신 맞기를 거부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코로나 19 백신 접종 관련 설문조사(2020년 12월 6일)에 따르면, 조사 대상 미국 성인 1만 2천648명 중 코로나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이 60%, 39%는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한 이들 중 다른 사람들의 백신 접종 결과에 따라 맞을 수도 있다는 응답은 46%, 그래도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53%를 나타냈다. 따져보면 전체 조사자 중 약 18%는 확실히 맞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인종별로는 아시안계가 83%의 응답률로 백신 접종 의사를 밝혔고 히스패닉, 백인, 흑인 순으로 이어졌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75%로 가장 높았고, ‘30세 이상 49세 미만’이 53%를 기록했다. 

 

경제, 사회 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백신 접종과 비접종 계층 간 갭이 수면위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다만 종교계에서는 백신 접종이 활동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두고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코로나 19 방역과 종교 활동간 우위에 있어서 미 연방대법원은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종교활동 자유가 코로나 19 방역보다 먼저라는 판결을 내렸고, 예배 참석인원 제한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 1조를 위반한 것이라 판시했다. 뉴욕 맨해튼의 제2 연방 항소법원 역시 뉴욕주가 발령한 종교 모임 제한조치에 관해 방역을 위해 종교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즉, 백신 접종과 관련 없이 미국에서는 종교활동의 자유가 방역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인정됐다. 

 

▲ 백신 여권의 등장으로 대외 활동의 자유를 바라는 이들도 많다.

 

획기적으로 코로나 19가 자연적으로 줄어들거나 본격 치료제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백신 접종자에 한해 조건을 단 경제 활성화는 점차 널리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7월 말까지 약 3억 명의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백신 접종 수치를 살펴봐도 접종자의 상승세가 눈길을 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목회하는 A 목사는 “만약 백신 접종자에 한해 예배당 내 대면 예배를 허용한다면 미접종 성도 간 마찰을 일으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 조건을 달지 말고, 방역 당국의 대면 예배 완전 허용이 있기까지는 지금처럼 야외 예배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교회는 이미 세대 간 갈등과 정치적 양분화로 인해 너무나 지쳤다. 백신 접종이 또 다른 성도 간 갈등 요인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며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백신을 맞았다고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들에 대한 우려도 내비친다. 백신의 예방 효과에 대해 CDC에서도 백신이 자신의 질환을 막아주더라도 코비드 19 유발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아줄지에 대해 아직 잘 모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CDC에서는 백신 2회를 모두 맞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다시 교회로 돌아가 다 같이 찬양하며 예배드리고 싶은 것은 모든 성도의 바람일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은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면(최소 70~85% 접종률) 늦어도 올해 가을 중반부터는 교회 내에서 찬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였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하지 않겠다는 비율도 분명 존재한다. 경제, 사회, 종교계를 향한 조건부 허용과 일괄적 완화. 이 두 가지 논리는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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