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필수적으로 필요한 교회
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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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4 [00:3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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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NY)

몸이 조금만 찌뿌둥해도 비타민 C 2000과 비타민 D, 두알을 입에 털어넣고 있습니다. 커피는 줄이고 따듯한 차를 하루종일 마십니다. 몸이 아프면 그동안 가짜뉴스를 퍼나르던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할 것 같아서 입니다. 후러싱 제일교회 담임목사인 내가 아프다는 소문이 나면 그동안의 악성 가짜뉴스가 정당성을 가지게 될 것 같아 그럽니다. 그런데 그런 나를 보면서 누가 하는 말이 “가짜 뉴스에 영향을 받으니 그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네요” 놀립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마음고생 차원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국가 차원에서의 “대 비상사태”가 선언되었습니다. 뉴욕과 뉴저지 주지사 행정명령으로 ‘필수사업장’(essential business)외에는 모두 100%로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졌고 ‘필수’가 아닌 사업체들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일터가 문을 닫아 생계가 어려워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이 아니라 우리 교인들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에서 말하는 ‘필수적 사업체’에 교회는 포함되지가 않네요. 식품점, 약국, 주유소, 편의점, 은행, 철물점, 세탁소, 배관공, 아이 돌보기, 동물 돌보기… 혹시 교회가 적용될 ‘필수사업’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이 행정명령을 어기는 사업체는 벌금과 함께 폐업명령이 집행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민하는데 뉴욕연회에서는 영상예배를 준비하기 위한 인력동원은 괜찮다고 해석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군대가 동원되는 현실입니다. 이런 국가차원에서 해결해 내야 할 실제적인 두려움와 아픔, 어려움과 불안의 현실에서 드는 생각은, 우리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선하고 아름다운 일을 해보겠다는 것도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교인들이 정성들여 만든 마스크를 노약자들을 위해 나누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사랑의 나눔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주정부가 발표한 ‘필수사업’에 포함되지 않고 문을 닫아야 하는 ‘업종’에 속해있다는 현실이 무척이나 황당스러우면서도 이럴수록 교회가 해내야 할 ‘필수사업’을 우리는 분명히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때에는 정부를 포함한 재해대책을 책임지는 ‘권위(authority)’를 위해 기도하고 협조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우리교회가 속한 뉴욕연회 감독의 결정을 포함합니다. 의견을 달리하고 입장이 다를 수 있어도 의사와 간호사들을 포함한 전투현장에 나가있는 사람들과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해 쓰임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국가적 위기의 때에 종교집단들이 일치 단결하여 돕는다고 한다면, 인구 50%를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인력이 문제해결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신천지가 그랬던 것 처럼 문제를 만드는 집단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때에 육의 세계는 세상의 권위를 가진 자들을 신뢰하지만, 마음과 영의 세계는 교회의 소관이고 사명입니다. 이 어려운 때 더욱 마음의 위로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전화를 통해서도 서로 심방하고 교제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영상예배를 준비하는 것은 가능하니 새벽기도를 지켜내고 영상을 통해 예배에 참여하면서 더욱 간절한 마음과 기도로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교인들은 예배당에 오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단 하루도 예배와 기도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모이는 예배만이 아니라 흩어져 가정에서 지키는 예배와 신앙훈련의 필요성입니다. 앞으로 교회는 가정단위로 예배하는 일을 지원하고 또, 훈련하는 역활을 강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인구조사에 참여하기 바랍니다. 선거에 참여해서 투표해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의 현실이 뉴욕에서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무식하고 무지한 인간들이 그러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혼자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깨져야 합니다.

 

1992년 LA폭동 때 이미 우리 한인 커뮤니티는 얼마나 연약한 집단인지 경험했습니다. 부자 백인동네 베벌리힐은 경찰들이 지켜주고 한인타운은 가난한 히스패닉과 흑인들이 함부로 방화와 약탈을 해도 나라가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미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서로 도와야 할 가난하고 어려운 소수민족끼리 미워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프레임이 뿌리깊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정말 우리가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집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다른 소수 민족들과의 연합은 물론, 인종차별, 그리고 정의 평화를 이루어내는 일에 동참해야 합니다. 이런 일에 나서줄 정치인들을 지원해야 하고, 역사 의식을 키우기 위해 공부하고 재정지원을 포함하여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명히 지나갑니다. 저는 교회가 ‘필수적 사업체’가 되기 위해 어떤 변화와 변형을 이루어야 할 것인지 많은 생각과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줄 수 없고 빼앗을 수 없는 하늘의 것이 땅에서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는 ‘필수적인 교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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