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기도원, 찾는 이들이 달라지고 있다

“기도원 찾는 한인 보다 히스패닉이 많아”

송금관 기자 | 기사입력 2017/05/16 [09:32]

한인 기도원, 찾는 이들이 달라지고 있다

“기도원 찾는 한인 보다 히스패닉이 많아”

송금관 기자 | 입력 : 2017/05/16 [09:32]

한인1세들은 ‘금식과 부흥회’를 2세들은 ‘쉼과 묵상 · 재충전’ 목적

히스패닉 성도들의 열심과 착한 가격인해 한인기도원 찾는 층 많아

 

▲ 히스패닉 성도들의 열심과 착한 가격인해 한인기도원 찾는 층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크리스찬투데이


LA에서 동쪽으로 60여 마일 떨어진 코로나 지역에 LA 근방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울창한 나무들이 도열하듯 줄지어 서있는 산속에 백인들이 간간이 보이면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 숲속에는 10여 채의 별장들과 은혜기도원을 만나게 된다.

 

1986년부터 은혜한인교회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는 은혜기도원은 LA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 위치해 있고 많이 알려져 있어 다른 기도원에 비해 한인들의 방문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은혜기도원을 찾는 이들이 한인들보다 라티노 크리스천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은혜기도원 담당자인 백영선 장로에 의하면 최근 몇 년 전부터 기도원 방문 숫자가 히스패닉이 한인들을 앞서고 있다고 한다. 백 장로는 “한인 40%, 히스패닉 60% 정도의 비율로 오히려 히스패닉 교인들이 요즘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인 교회들의 경우 영락, 벧엘, 순복음 등의 대형교회는 자체 기도원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남가주에 히스패닉의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이 아닌가봅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인 교인들이 많이 찾는 또 다른 기도원인 갈보리수양관은 규모면에서 한인 기도원 중 최고를 자랑한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 모두에서 약 75마일 거리에 떨어져 있는 갈보리수양관은 25에이커의 면적에 3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야외 음악당과 200여명이 동시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 그라운드, 노약자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시설 면에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곳 역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한인 교인들의 방문보다 히스패닉 교인들의 방문이 더 늘었다고 한다. 갈보리수양관 원장 박요한 장로는 객관적으로 볼 때 한인들의 기도원 방문이 줄어든 데는 한인교회의 교인수 감소와 그에 따른 교회의 재정 감소를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박 장로에 의하면 몇몇 대형교회에서 직접 관리하는 기도원을 제외하고는 한인이 운영하는 기도원들은 전반적으로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 규모면에서 크지 않은데다가 예전처럼 기도를 주목적으로 기도원을 찾는 이들이 준 것도 한 이유라고 말한다. “장년층 교인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매년 주기적으로 기도원을 찾아오시던 1세들 중에는 소식이 끊긴 분들도 많습니다. 그나마 중·고등부를 비롯한 청년층들이 오히려 한인 기도원의 명맥을 유지시키고 있습니다. 교회 마다 청년 대학부에서 방학시즌 때는 수련회나 세미나 등으로 여전히 많이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 교회에서 수련회 비용을 서포트를 해주지 못해 개인부담으로 충당해서 오는 청년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교회들도 많이 힘들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 열정적으로 예배드리고 있는 히스패닉 성도들의 모습.     ©크리스찬투데이

 

조지아주 룰라에 위치한 벧엘산기도원은 침례교단이 세운 곳으로 애틀랜타에서 가장 오래된 기도원이다. 이곳에는 한인들도 많이 오지만 요즘에는 히스패닉계 등 다민족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한다. 벨엘산기도원 이신자 원장은 “대부분 금요일 저녁에 들어와서 2박을 하고 주일 오후에 나갑니다. 히스패닉 청년들이 많이 오는 이유는 넓은 면적에 교회, 대형 식당, 야영장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비용이 1인당 20달러 수준으로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라고 들려준다.

 

LA에서 북쪽으로 65마일 가량 떨어진 필랜에 위치한 나눔동산수양관의 류창렬 목사는 히스패닉계 교인들이 한인 기도원을 찾는 이유를 부담없는 이용 요금 이외에도 그들의 신앙적 열심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어느 기도원을 가도 히스패닉계 성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열심은 마치 1970-1980년대의 한국교회 분위기를 연상시킵니다. 그들의 뜨거운 신앙이 밤새도록 찬양하고 마음껏 부르짖으며 기도할 수 있는 기도원으로 인도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선을 미 동부 쪽으로 돌려보자. 최근 뉴욕과 뉴저지 한인교회들의 수련회 및 수양회 장소로 새롭게 조명받는 곳이 있다. 뉴욕 엘렌빌 지역에 위치한 아너스 헤븐 리조트가 그곳인데, 250에이커 부지에 자리잡은 아너스 헤븐 리조트는 한인이 인수한 뒤 수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단장했다.

 

아너스 헤븐 리조트는 건물 내에 스파시설과 각종 실내 운동 시설 등을 비롯해 호텔급의 객실과 각 규격별 회의실, 강당 등을 갖추고 있어 아침과 저녁으로는 말씀을 나누고 낮 시간에는 스포츠 및 친교 시간을 가지면서 영육간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장소로 활용도가 높다고 한다. 또한 보트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호수와 9홀 골프장, 수영장, 농구장, 실내외 테니스장, 영화관, 커피숍 등의 다양한 시설들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한인교회가 단체로 이용할 시에는 추가적인 편의를 제공하고 있어 시설을 이용한 교회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한다. 숙박요금은 아침, 점심, 저녁식사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물론 플랜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다 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특별 식단도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한인교단의 총회 모임도 이곳에서 빈번하게 개최되고 있어 미동부의 새로운 리트리트 센터로 주목받고 있다.

 

신앙생활을 영위해 나가는데 있어 우리의 시선은 세상의 변화만큼이나 세련되고 안락하고 편안한 곳을 향하고 있다. 우리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어야 하겠지만, 교회도 물론이려니와 기도원이나 수양관도 이제는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기성세대라면 기도원하면 연상되는 것이 금식과 기도 혹은 부흥회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낳고 자란 2세들이라면 무엇을 떠올릴까? 쉼과 묵상과 재충전 등의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까. 기도원의 패턴이 바뀌고 있음은 기도원 관계자들 거의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기도원이나 수양관이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인 교인들을 영적으로 살리는 장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부단한 노력과 고민을 멈추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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