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어디 계세요?

손용억 목사 | 기사입력 2013/07/04 [04:11]

목사님, 어디 계세요?

손용억 목사 | 입력 : 2013/07/04 [04:11]
▲ 손용억목사     © 크리스찬투데이
교인들이 목사에게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무엇인가? 제 경우에는“목사님, 어디 계세요?”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에 목사가 어디에 있는지‘위치추적(?)’을 쉽게 한다. 그러므로 만약“나 여기 있어요”빨리 응답하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왜 전화를 안받지, 어디에 있는 거야? 내 전화는 항상 받지 않는 것 같아.”삐친다, 시험에 든다, 관계가 힘들어집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목사가 엉뚱한데(?) 있으면 그 반응은 겉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집니다. 사모를 도와주러 마켓에 있다고 하면 목사가 맨날 샤핑이나 하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건강을 위해 테니스장이나 골프장에 있다고 이실직고하면 교인들은 땀흘려 일하고 있는데 목사는 신선놀음이나 하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다른 목사님들 만나고 있다고 하면 허구한 날 교회 정치나 하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이 나서 곤욕을 치루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교인들은 왜 목사가 어디있느냐 찾을까? 대부분이 자신의 일상적인 필요에 의해서 입니다. 첫째로 집안 대소사를 의논하고 싶어합니다. 아들 딸 또는 손주의 돌, 어른의 칠순이나 팔순, 은혼식이나 금혼식, 약혼식 또는 결혼식 주례를 위해서. 두 번째로 인생상담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아들과 딸이 너무 속을 상하게 해서. 남편 또는 아내와의 다툼 때문에.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 번째로 직장 생활의 불편이나 해고, 사업 부진, 학업 중단, 연구활동의 한계에 부닥침, 집을 사고 팔기 등으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얻거나 기도를 부탁하기 위해 목사를 찾습니다.

네 번째로는 교회생활이 너무 힘이 들어서. (교회 일이 너무 과중하다. 특정 교인들이 싫다. 교회를 떠나고 싶다.) 개인적인 영적 생활의 지지부진으로 인한 회의와 번민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목사를 찾습니다. 물론 못된 교인들은(?)은 목사의 약점이나 결점을 찾아내려고 위치 추적을 하는 경우도있습니다.
 
“우리 목사 지금 어디에 있지?”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면“목사님, 어디 계세요”라는 질문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긍정적이며 소망적인 일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까? 어느 교인도 목사에게 어디에 계시느냐 물어오지 않는다면 어쩔까? 하루 종일 어느 교인도 전화나 이메일이나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목사에 대한 무관심이요 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목회의 장이 얼어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목사님 어디 계세요”라는 교인들의 물음이 너무나 기쁩니다. 행복합니다. 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교회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목사님은 늘 교회에 계셔”.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강화에서 첫 목회할 때 젊음을 주체하지 못해 교회 일은 물론이요 지방회 심지어 연회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교회에 붙어있을 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임종락감리사님이 찾아오셔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목사는 늘 교회에 있어야 돼. 그래야 교인들이 행복함을 느끼네.”중구난방 뛰어다니던 신삥 전도사인 저의 뒤통수를 치는 충격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이상을 목회해오면서 외도(?)의 유혹이 올때 마다 그 어른의 가르침 대로 살아보려고 무단히 노력해왔습니다. “목사는 교회에 있어야 해.”

손용억 목사(미네소타한인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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