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앞에서 손녀가 보인 눈물의 의미는?

이상기 목사 | 기사입력 2013/06/05 [07:42]

할머니 앞에서 손녀가 보인 눈물의 의미는?

이상기 목사 | 입력 : 2013/06/05 [07:42]
▲ 이상기 목사                       © 크리스찬투데이

지난 연말 2주간 동안 미시건 주에 살고 있는 둘째 딸이 세 명의 손자녀를 거느리고 와서 머물다 갔습니다. 사위는 심장내과 의사로 바쁜 병원 일 때문에 함께 오지 못했습니다. 둘째 딸 가족이 오랫 동안 머문 것은 어려운 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서입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날 저녁은 식당에서 함께 했습니다. 한참 음식을 맛있게 먹다가 큰 손녀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프지도 않았고 누구와 다투지도 않았습니다. 한국 음식이 맛이 있다고 열심히 먹다가 어떤 영문인지 모르게 슬픈 기색을 띄고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우는 이유를 물으니 이 밤을 지나면 가야 하는데 집으로 돌아가기가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그 이유 때문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다시 눈물을 보이는 것입니다.
 
미시건 주에 비해서 이곳은 날씨가 따뜻하고 아이들의 놀이거리가 많은 켈리포니아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는 저들과 비슷한 또래의 사촌들이 있어서 그들과 함께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안쓰러운 마음에 필자는 어린 손녀를 부둥켜 앉고 서너 달 후 부활절 방학 기간에 다시 오라는 말로 위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할머니와 헤어지면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운다는 것이었습니다. 철없는 아이로만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죽음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헤어지면 사랑하는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을 보인 것입니다. 어린 아이로만 알았던 필자에게도 이런 손녀의 행동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손자녀가 어떤 의미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했습니다.
 
조용하던 집 안은 아이들이 오고서 하루도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7살, 5살, 3살짜리 손자 손녀가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손발을 주물러 줍니다. 할머니 앞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와 춤 솜씨를 발휘합니다. 그럴 때마다 집안은 웃음바다가 되곤 합니다. 밤이면 할머니와 함께 서로 잠을 자겠다고 해 셋이서 돌아가며 할머니와 잠을 잡니다.
 
집 사람은 이런 재롱이 너무 기쁘고 행복해 기쁨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쁨과 행복을 주신 하나님께 반복해서 이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고 고백 했습니다.
 
혹자는 인생의 행복을 말할 때 건강하고 먹고 사는데 부족함이 없으면 행복하다고 말을 합니다. 필자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딸을 시집보내고 나서 한 동안 허전함을 느끼는가 했더니 곧 이어서 마치 시합이라도 하듯 두 딸의 가정에서 각기 셋씩 여섯 손자녀를
보게 하셨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 손주들로 인하여 주어졌습니다. 이런 것이 사람이 사는 이유며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이런 행복은 돈을 주고 살 수도 없고 노력과 수고로도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으로 받을 수 있는 것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아내가 얻은 어려운 질병으로 인하여 때는 낙심도 했고 절망도 했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위로 받고 웃을 수 있었으며 그렇게 어렵다고 하는 병과 긴 세월 싸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자녀와 손주들을 통하여 주시는 사랑과 기쁨 그리고 주위에서 집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시는 은혜임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상기목사(평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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